대구시청사(오른쪽)와 시의회 건물.  스포츠동아DB

대구시청사(오른쪽)와 시의회 건물. 스포츠동아DB



대구시장 선거가 다가올수록 익숙한 이름들이 다시 고개를 든다. 여의도를 무대로 정치 인생을 쌓아온 중앙 정치인들이다. 국회에서 활동하다가 선거철만 되면 지역으로 내려와 ‘대구 발전’을 외치는 모습 역시 낯설지 않다.

그러나 지금 대구의 현실은 정치적 구호를 시험해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소상공인 폐업은 일상이 됐고, 청년 유출은 멈출 기미가 없다. 산업 구조는 정체돼 있고, 지역 경제의 체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에 필요한 리더십은 분명하다. 정치적 이력보다 행정적 성과, 이름값보다 현장 경험이다.

문제는 반복되는 ‘철새 정치’다. 지역 경제가 흔들릴 때는 중앙 정치에 몰두하다가, 선거 국면이 되면 갑자기 대구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고민했고, 어떤 정책을 직접 실행해봤는지에 대한 설명은 늘 부족하다.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대구시는 거대 담론보다 현실 행정이 절실한 도시다. 산업단지 분양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침체된 골목상권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이는 국회 연설이나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행정 경험과 정책 집행 능력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앙 정치 경력이 곧 지방 행정 능력이라는 공식은 언제까지 유효한가. 대구는 더 이상 정치적 ‘경력 관리용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 현장을 오래 지켜보며 행정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해 온 지역 기반 행정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인물의 무게를 재는 선거가 아니라, 도시를 운영할 실력을 검증하는 선거여야 한다. 철새 정치인이 아닌, 대구의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을 실행해본 사람이 누구인지 시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시점이다. 대구의 미래는 정치가 아니라 행정에서 갈린다.

대구 ㅣ심현보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심현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