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잠 목사 창건 이후 명맥 이어온 조선시대 서당…14종 고문서 보존 가치 높아
상주 도곡서당 전경. 사진제공ㅣ상주시

상주 도곡서당 전경. 사진제공ㅣ상주시


상주시가 지역 비지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상주 도곡서당’이 지난 14일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새롭게 지정됐다.

상주시 서곡1길 96-36에 위치한 도곡서당은 조선시대 문신 영천자 신잠(1491~1554)이 상주목사로 재임하던 1552년부터 1554년 사이 건립한 서당 가운데 하나다. 신잠은 당시 영남 지역의 학문 진흥과 유학 인재 양성을 위해 총 18개의 서당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당이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으며, 도곡서당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8개 서당 중 하나로 전해진다.

도곡서당은 조선 전기 진사시에 장원급제한 후계 김범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자리에 신잠 목사가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서당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이후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사라졌지만, 1697년 숙종 23년에 이익달이 중심이 돼 원래 위치에 다시 세웠다. 이후 별다른 이전 없이 현재까지 자리를 지켜오며 역사성과 장소성을 함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당에는 ‘도곡서당안’을 비롯한 14종의 고문서가 보존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해당 문서에는 1697년 중창 이후 약 300여 년 동안의 서당 운영 상황과 재정 내역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조선 후기 향촌 사회와 교육 운영 실태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일제강점기인 1938년에 작성된 당안에는 독립운동 관련 기록도 남아 있다. 석주 이상룡 선생과 함께 만주 서간도로 이주해 신흥무관학교 등에서 활동한 강호석·강원석 형제의 행적이 포함돼 있어, 도곡서당이 단순한 전통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 근현대사와 민족운동의 흐름까지 담고 있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상주시는 그동안 전문가들과 함께 실측조사와 건축 재료 분석, 고문서 조사 등을 진행하며 도곡서당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를 입증해 왔다. 시는 이번 문화유산자료 지정을 계기로 정기 안전점검과 국가유산 안내판 설치, 보수 공사 지원 등을 추진하는 한편, 전통 서당의 특징을 살린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도곡서당은 상주가 오랜 기간 인재 양성과 교육 진흥에 힘써온 역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앞으로 시민들이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국가유산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주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