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카타르 월드컵 중계를 이끄는 박지성과 이승우 해설위원이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패배에 아쉬움을 쏟아내면서도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 전에 대한 희망을 염원했다.
박지성과 이승우는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28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가나의 H조 2차전을 중계했다. 경기 결과는 2-3 대한민국의 패. 중계진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종료 후에도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했다.
이날 중계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졌다. 대한민국이 전반전 시작부터 매섭게 몰아쳤지만 가나 골문을 쉽사리 열지 못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초반에 "우리가 몰아부칠 때 골이 나오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이어졌다. 위험 지역에서 대한민국이 파울을 범하자 "위험 지역에서는 영리하게 파울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순간 가나에게 첫골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추가골 까지 허용하며 전반전이 0-2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박지성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독려했다. "좀 더 모험적이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해도 괜찮다"라고 응원했으며, 이승우는 "이타적인 플레이보다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대한민국의 득점을 간절히 바랐다. 이후 조규성의 연속 득점으로 2-2 동점까지 따라가자 이승우가 "눈물이 나오는 골"이라고 감격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 1골을 헌납하며 대한민국이 패했다.
박지성은 "정신력, 집중력, 냉정함, 침착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0-2로 지고 있을 때, 1-2에서 2-2 동점이 되자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고 냉정해지기를 주문했다. 이후에도 선수시절의 경험을 살린 조언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경기 직후에는 "훌륭한 경기를 했음에도 승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 경기에서 1-0으로 이기는 골을 넣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이번 대회에 많은 이변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심에 아시아가 있다"라며 "20년 전처럼 하나의 희망을 가지고 한다면 3차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승우도 "결과는 패했지만 잘 싸워줘 감동적인 경기였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어버린 상황에 대해서는 모두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박지성은 "심판의 마지막 판정이 애통하다"고, 이승우는 "이런 판정은 처음"이라며 허망해 했다.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박지성은 "축구는 누가 이길지 답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다. 강팀이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 축구다"라며 "착실하게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여기에 운이 더해지면 이변이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운이 가나한테 갔지만 다음 운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희망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12월 3일 자정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