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 꼭 경찰 제복을 입어야만 했을까 [DA:스퀘어]

입력 2023-04-25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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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복은 국가의 공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가진다. 또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그 의미를 퇴색되게 만든 예능이 있다. MBC에브리원 새 예능 ‘시골경찰 리턴즈’다.

‘시골경찰 리턴즈’는 시골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한 순경즈(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의 시골경찰 라이프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이들이 직접 경찰 제복을 입고 경찰의 업무에 투입돼 벌어지는 이야기가 ‘시골경찰 리턴즈’를 통해 그려진다. 앞서 지난 19일 첫 방송에서는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이 경북경찰청으로 향해 신임 경찰 교육을 받은 뒤 임명식을 통해 진짜 경찰로 거듭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장면에서 이들은 정복을 입고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경찰입니다”라는 경찰청장의 인사말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받기도 했다.



김용만이 제복을 입고 경찰 임명장을 받은 순간,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이지만, 김용만은 불법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3월 김용만은 불법 프로토 사이트를 통해 상습적으로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김용만은 2008년부터 약 13억 원 상당의 금액을 베팅했고, 이후 2013년 6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KBS, MBC, EBS 등 많은 지상파 방송에 출연 정지 명단에 오른 김용만은 자숙 의사를 밝힌 뒤 긴 자숙 기간에 돌입했다.

그렇게 김용만은 약 2년 7개월간의 자숙 기간을 보낸 뒤 방송에 복귀했다. 김용만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 초심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잘못에 대해 다시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 진솔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쓸모 있는 남자들’로 활동을 재개한 뒤 ‘뭉쳐야 뜬다’ ‘뭉쳐야 찬다’ ‘여행의 맛’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전성기 시절의 이미지를 다시 찾는 듯 보였다.

김용만의 과거가 현재의 활동까지 발목 잡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불법 도박이라는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경찰 제복을 입는 예능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김용만의 선택과 제작진의 섭외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골경찰 리턴즈’ 제작발표회 이후 한 독자는 동아닷컴에 참담한 심경을 담은 메일을 보내왔다. 해당 메일의 일부분을 공개한다.

“아는 청년이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 년째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 청년이 그러더군요. ‘저는 저 제복을 입기 위해 다 포기하고 몇 년째 죽어라 책만 파고 있는데, 전과자가 경찰 놀이 하는 게 재미있나 봐요’”

동아닷컴은 ‘시골경찰 리턴즈’ 제작진에 김용만 섭외 이유를 묻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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