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은 시즌 종료 후 탈장 수술을 받았다. 그는 시즌 내내 통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팀과 함께 태국을 방문 중인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와의 친선경기가 폭우로 취소 돼 아직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복해 모두가 아는 ‘쏘니’(손흥민 애칭)의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손흥민은 25일(현지시각) 풋볼런던에 실린 인터뷰에서 “정말 힘든 순간이었다. 나는 항상 아픔을 숨기는 스타일이다.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길 정말 원치 않았다. (수술 후 지금은) 느낌이 좋고 상쾌한 기분이다. 새 사람이 된 곳 같다”라고 클럽의 프리시즌 투어에서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내 고통 속에 지냈다. 정말 엄청났다. 고통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은 정말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며 “(프리시즌 일정을 시작한지)아직 일주일, 열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치료사들이 계속 치료 중이라 좋은 컨디션을 기대하고 있다. 신나게 뛸 준비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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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또한 “(지난 시즌에는) 말 그대로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달리고, 멈추고, 패스하고, 차는 모든 동작에 영향을 미쳤다.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괜찮았기 때문에, 걷는 동안 아픔이 없었다는 것에 기대를 가지고 경기장에 갔다. 운동장에 들어가 워밍업을 하면서도 아픔 때문에 좌절감을 느꼈다. 몸을 돌리고, 패스하고, 차고… 모든 동작에서 통증이 있었다. 결국 시즌 막바지에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고, 지금까지 내린 결정 중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더 일찍 수술을 받지 않은 이유는 팀을 위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선수들과 스태프, 그리고 나를 응원해주는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잘하든 못하든, 아프던 아프지 않던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고통으로 인해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탈장 부상을 구단 밖에서는 아무도 몰랐다, 2021~22시즌 23골로 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0골에 그쳤다. 모든 대회 47경기에서 14골 6도움, 즉 20골에 관여를 했음에도 경기력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다.
“내가 결정을 내렸고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부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리그 중 하나다. 심지어 100% 컨디션으로 있어도 힘든데, 60%나 70% 정도 밖에 발휘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정말 치명적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외부에 부상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만 나는 완전히 달랐다.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면서 프로 축구 선수 누구나 크든 작든 통증을 안고 산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시즌 내내 ‘와, 통증 없이 100%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끼며 경기에 임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한 시즌에 한두 경기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스포츠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다.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는지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다. 결정은 내가 내리고 경기도 내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엘런드 로드(리즈 유나이티드 홈구장)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가 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토트넘이 4-1로 승리하는 과정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도왔지만, 통증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매 경기마다 그랬지만 솔직히 말해서 시즌 마지막 경기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리즈전에서는 정말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스태프를 보고 한 경기가 더 남았으니 당장 수술을 하러가자고 말할 수는 없었다. 눈을 감고 제발 이 경기만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운 좋게도 우리가 이겼다”라고 말했다.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선수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며 “서로 도우려하지 않고, 마음을 쏟지 않는다”고 한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에 대해서는 “경기 후 감정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 것일 뿐”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나쁜 말은 할 수 없다. 내가 훨씬 더 잘했어야 했다. 2년 전에 골든 부트를 받았기에 기대가 컸다. 팀은 어려운 순간에 다른 방식으로 나를 필요로 했고, 어떤 이유에서든, 통증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나는 활약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감쌌다.
또한 “축구와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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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고 재도약을 노린다.
손흥민은 “작년과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말 잘 준비하고 있고, 예전과는 조금 다른 축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시즌에 부활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시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손흥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운이 좋아 6시즌 연속으로 일관된 활약을 펼친 게 아니다. 힘든 노력이 있었다”라면서 “이번 시즌에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소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