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PD “‘첫 예능’ 이민정, 털털한 성격…솔선수범” (인터뷰)

입력 2019-07-04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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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빌리아의 이발사’ PD “‘첫 예능’ 이민정, 털털한 성격…솔선수범”

언덕 위 도시 스페인 카르모나. 지명마저 생소한 이 곳은 세비야(세빌리아)에서도 버스로 1시간은 달려야 갈 수 있는 작디작은 소도시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도, 유명한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후기가 드물게 ‘발견될’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곳. 하지만 알고보면 자연 풍광과 스페인의 특유의 낭만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숨은 명소’다.

한국인은커녕 동양인도 보기 힘든 카르모나에 한국 연예인들이 다녀왔다. 정확히는, 카르모나에 이발소와 미용실을 차리고 운영했다. 동명의 오페라를 예능으로 만든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현지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오기도 했다. 11일 목요일 밤 MBC에브리원에서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연출자 김동호 PD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시작은 하나의 영상이었어요. 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성우 이용원’ 이발사 이남열 씨의 영상을 봤어요. 재밌고 매력 있으시더라고요. 그러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이발 기술로 뭔가 해보면 재밌겠다’ 싶었죠. 제안 드렸더니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첫 미팅을 하고 바로 여권을 만드셨대요. 그게 첫 시작이었죠. 하하.”


그렇다면 많고 많은 여행지 중에 왜 스페인이었을까. 그리고 또 카르모나였을까.

“우선은 제목에 임팩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먼저 정했어요. 세비야주에서도 여러 군데를 물색했는데 일단 너무 많이 알려진 곳은 제외했죠. 인구 2~3만 정도에 한국인들이 잘 안 오는 곳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소도시가 1순위였어요. 카르모나가 정말 아름답거든요. ‘왕좌의 게임’의 배경이 된 도시라고 하더라고요.”

‘세빌리아의 이발사’ 현지 촬영은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11일간 진행됐다. 이남열 씨를 중심으로 신화의 에릭과 앤디, 배우 이민정과 다이아 정채연 그리고 배우 김광규가 고정 멤버로 함께 다녀왔다. 전문 예능인은 없지만 예능에 출연했다 하면 일단 ‘믿고 보게 되는’ 신화의 조합이 먼저 눈길을 끈다.

“에릭의 진중한 모습, 진지하게 파고드는 모습이 좋아서 섭외했어요. 처음에는 거절당했는데 몇 번의 시도 끝에 성사됐죠.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해 온 장인에 대한 존경심이 있더라고요. 이발사 선생님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득했는데 그 분의 진정성을 본 것 같아요. 그리고 신화는 특히 멤버들과 있을 때 예능 케미스트리가 좋잖아요. 이전에 에릭과 민우 조합은 있었는데 앤디와는 처음이었을 거예요. ‘같이 하면 좋겠다’ 싶어서 캐스팅했죠.”


이민정의 예능 도전도 눈길을 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예능에 고정으로 합류했기 때문. 첫 예능인데다 해외 장기 촬영 심지어 장소는 대낮 30도를 넘기는 한여름의 스페인. 섭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터.

“기존에 예능을 안 했던 분들을 원했거든요. 이민정 씨에게 거절을 몇 번 당했지만 계속 시도하고 설득했죠. 그런데 의외로 ‘운명’ 덕분에 최종 성사됐어요. 섭외를 시도했던 즈음에 주변 지인들로부터 스페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대요. 예능은 처음이라 두려움이 많았을 텐데 주변에서 ‘재밌겠다’면서 권유하기도 했고요. ‘운명인가’ 싶었대요. 때가 잘 맞은 거죠. 같이 작업해보니까 성격이 정말 털털하더라고요. 사람을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고요.”



사장님 역할의 이민정과의 조합을 고려해 캐스팅한 정채연이 의외로 김광규와 조합이 좋았다고. 김 PD는 “싹싹하고 어린 친구가 좋을 것 같아서 정채연을 캐스팅했다”며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렸다. 리액션만 하던 친구였는데 합숙생활을 하면서 점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더라. 김광규와 케미스트리가 잘 맞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빵빵’ 터뜨릴 김광규의 활약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PD는 누구 하나 ‘놀러온’ 사람 없이 진정성 있게 임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멤버들의 생생한 고생담을 전하면서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기대감을 높였다.

“미용은 하루 종일 서서 해야 하잖아요. 이민정 씨가 안 하고 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 않더라고요. 바닥 쓰는 것도, 샴푸 마사지 하는 것도 먼저 나서서 했어요. 마사지는 본인이 다 배워서 왔더라고요. ‘놀러온 게 아니구나’ ‘각오를 하고 왔구나’ 싶었죠. 다른 출연자들도 실제로 영업하는 것처럼 열심히 했어요. 앤디도 고생을 정말 많이 했죠. 새벽 3~4시까지 잠도 못 자고 수건을 빨고 개면서 마당쇠처럼 일만 했어요. 다크서클이 막 내려오더라고요.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요.”

경력 53년의 장인 이발사와 대한민국 최고의 헤어 디자이너가 연예인 크루들과 함께 스페인 미용실에서 펼치는 MBC에브리원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11일 목요일 밤 10시 10분 시청자들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MBC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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