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한현민 “‘힙합왕’ 이호원 형 고마워…롤모델은 이광수”

입력 2019-10-05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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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서울 패션 위크를 통해 데뷔한 국내 1호 혼혈 모델 한현민. 그는 이듬해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더없이 신선한 이 10대 소년에게 방송가 또한 주목하기 시작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합류,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등 예능 베테랑들 밑에서 경험치를 쌓아왔다.

올해에는 더 다양하게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MC로 매주 진행을 맡고 있는 한현민은 SBS 드라마 ‘힙합왕-나스나길’(이하 ‘힙합왕’)을 통해 연기에도 도전했다. 첫 드라마 ‘힙합왕’을 계기로 연기에 큰 재미를 붙였다는 한현민. 꿈 많고 열정도 많은 열아홉 소년, 그를 만났다.

“감독님이 저를 좋게 보고 캐스팅해주셨어요. 작가님도 감독님도 제가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제가 연기를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거든요. 작품에 민폐를 끼칠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열심히 하자’는 마음뿐이었죠.”

지난달 SBS에서 6부작으로 방송된 ‘힙합왕’은 힙합 문화 현상과 세계를 담은 힙합 음악 성장드라마다. 한현민은 극 중 두박고로 전학 온 주인공 방영백(이호원)의 반 친구 서기하를 연기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관심 많은 수다쟁이이자 ‘오지라퍼’인 설정상 대사가 넘쳐나 특히 어려웠다고.

“대사가 많아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입에도 잘 안 붙더라고요. (이)호원 형이 ‘대사를 외우려고 하지 말고 네 말처럼 해봐’라고 조언해줬는데 그렇게 하니까 좀 더 쉬웠어요. 이 작품 덕분에 암기력이 굉장히 늘었어요. 하하.”


한현민은 감정 연기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힘듦’을 덜어준 건 카메라 안에서나 밖에서나 ‘절친’이었던 이호원이었다. 10살 차인 두 사람은 나이를 떠나 작품이 끝난 후에도 함께 운동을 하러 다닐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다.

“상대와 교감하면서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렵고 스스로 확신도 안 서더라고요. (이)호원 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신도 많이 겹치고 집도 가까워서 촬영이 아니어도 자주 만나곤 했죠. 많이 친해졌어요. 호원 형이 지금 사회 복무 중인데 자주 만나는 편이에요. 주말에 축구도 같이 하고요.”

서기하와 동갑내기인 한현민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연기에 많이 녹여냈다고 밝혔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방영백과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은 친한 친구와 겪었던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현민은 “중학교 때 제일 친한 친구와 크게 싸운 적이 있다. 몇 개월을 안 보고 살았다. 나중에 다시 친해졌는데 그때의 감정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서기하와의 공통점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쑥스러워한다는 것, 차이점은 서기하와 날리 낯가림이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제가 연기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서요. 돌아보면 ‘내가 이 작품을 어떻게 했지’ 싶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힙합왕’을 하기 전에는 연기에 대한 생각은 ‘1’도 없었어요. ‘한국에서 내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얼마나 있겠어. 외국인 노동자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서기하는 그냥 저더라고요. 부족하지만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많이 쌓았고 연기에 대한 재미도 생겼어요. 촬영을 준비하느라 3시간 밖에 못 자는 상황에서도 즐겁더라고요.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해서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힙합왕’을 마치고 영화 ‘특송’에 합류해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는 한현민. 그는 평상시 자신과 180도 다른 성격의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는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면서 윌 스미스를 꼽았다.

“진중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나중에 나이 들면 멋있는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롤모델은 이광수 선배예요. 모델 출신에 예능도 잘 하시고 연기로 보는 이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시기도 하잖아요. 선배의 반만 가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예능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예능을 영원히 하고 싶다”는 그는 “독립한 지 1년 됐다. 곧 성인이 되니까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도시어부’에 출연해 낚시에 도전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연기 예능 모델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는 한현민. 그는 지난해 해외 쇼의 도전 시기를 놓치면서 모델로서 잠시 침체기를 겪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도 “아직 어리니까 나중에 할 수도 있지 않나. 한국에서 먼저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한현민은 “해외 진출의 꿈은 놓지 않았다. 앞으로도 도전할 것이다. 한 단계씩 성장하는 새싹이 되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곧 스물인데요. 20대가 되면 진정한 어른, 세상을 아는 한현민이 됐으면 좋겠어요. 음…성인이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냐고요? PC방에서 24시간 게임하면서 놀고 싶어요. 지금은 청소년이라 밤 10시가 되기 전에 가야 하거든요. 눈 밑에 다크 서클이 내려올 때까지 PC방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F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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