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에릭남 “시장에서 답 없는 애였다, 첫 영어 앨범=글로벌 맛보기”
예능, 리포터, CF 등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가수 에릭남이 영어 앨범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에릭남이 갑자기 왜 이럴까.’
“데뷔했을 때부터 미국 시장에서 영어로 활동 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현재 외국에서 K팝이 큰 관심을 받고 있기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죠. 미국, 유럽의 경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그룹만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다양한 가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도 합니다.”
K팝 범주 안에서 한국어 노래로 진출하지 않은 데 대해선 “한국어로 가면 소위 말하는, K팝 팬들만 듣는 식이다. 미국 시상식에서도 K팝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주는데 정작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현지 가수들보다 앨범을 잘 파는데 왜 차별하느냐’고 반발한다”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많은 부분을 개척하고 있지만 아직 극복해야할 부분들이 많더라. 더 쉽게 접근하고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 앨범을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언이라고 하기엔 거창하다. 글로벌 시장 맛보기 정도”라며 “솔로 가수로서 하기엔 어려운 도전이고, 미국에서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여러분, 에릭남 미국에서 데뷔합니다. 이런 분위기의 노래를 발표합니다’라고 말하는 앨범이고, 그래서 제목도 [Before We Begin]이다”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진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외국에서 K팝과 동양인들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많아져서 시기적으로는 좋아요. 화보 촬영이나 쇼케이스 등 좋은 기회들이 많아서 꿈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했던 타임 매거진, 빌보드 등에서 저를 취재 와 신기했죠. 들어보고는 ‘미국 가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응원도 해줬고요. 기분이 좋았어요.”
“돈이 많이 든다. 잘 되면 벌겠지만 일단 쓰고만 있다”고 웃프게(?) 투자 상황을 언급한 에릭남이지만, “영어로 말하고 노래할 때 더 자유롭고 내 감정을 더 잘 전할 수 있다”며 지난 14일 공개된 첫 영어 앨범 [Before We Begin]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이틀곡 'Congratulations'는 낡고 지난한 연애를 끝내면서 느끼는 해방감을 경쾌하게 풀어낸 이별 축하송이다. 세계적인 R&B 싱어송라이터 마크 이 배시(Marc E. Bassy)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마크 이 배시는 G-Eazy, Kehlani, Kyle, YG 등 해외 유수 아티스트들과 다수 작업하며 미국 현지 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R&B, 저에게는 기회예요. 충분히 좋아할 음악이라고 생각하죠. 데뷔 초부터 음색 하나는 자신했었거든요. 또 외국 관계자들이 저의 음악을 듣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신기해해요. 스트리밍 시대니까 한 장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죠.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면 찾아줄 것이라 믿어요. 이번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세계적인 스타들과 협업해 왔거든요. ‘내가 가수로서 매력이 없나’ 싶을 정도로 녹음을 할 때 긴장했었어요. 이번에는 ‘나를 팝 가수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면 들어주고 싫다면 다른 음악을 들으세요’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발표해 봅니다.”
이어 “내 팬들은 7~8년 동안 나와 힘든 시간을 함께 했고 많이 축하해 주고 있다. 영어 앨범이 내 꿈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팬들도 영어 공부를 하는 것 같다. 노력해줘서 감동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영어, 한국어를 섞어서 하는 편이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하려고 한다”며 “팬미팅, 공연을 국내에서도 자주 해야 하는데 못해서 죄송할 뿐이다. 노력하겠다”고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에릭남의 표현을 빌리자면 ‘버터맛 나는 음악’ ‘어눌한 발음’이라는 평가가 그의 콤플렉스고,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풀어낼 한국 제작진을 만나지 못했다. 에릭남은 “음악을 배운 적도 없는 내가 한국에 왔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몇 년을 활동을 했다. 작곡가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에릭남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안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초창기에는 그냥 ‘시장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애’ 였던 셈”이라며 직접 곡을 쓰게 된 계기도 추억했다.
“노래, 작곡을 배운 적이 없었어요. 고등학생 때 시니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제 앨범을 제작해봤죠. 가끔 팬들이 이베이에서 구매하기도 하던데 정말 창피하고 세상에서 그 앨범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이후에 공부만 했고 한국에 와서도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했었죠. 그러다가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직접 써보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에요. 솔직히 아직도 한국에서는 저와 찰떡 호흡을 자랑할 작곡팀을 못 만났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 캠프에서 곡을 만들어 오고 있죠.”
그러나 음악과 방송 활동을 하면서 한국 문화, 한국어에 녹아들기 위해 데뷔 6년차에도 고민을 거듭한다. 그는 “반복하면서 연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녹화 중 못 알아듣는 상태로 패닉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게 계속 살다보니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무사히 마무리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작년부터 방송 활동을 많이 쉬었어요. 투어를 하면서 음악 활동에 집중했죠. ‘호텔 오빠’(광고)가 아닌 가수로서 저를 인식해주셨으면 하거든요. 방송이라는 분야, 저를 여전히 찾아주시는 곳이기에 감사하고 좋은 기회인데 솔직히 시간 투자 대비 돌아오는 것은 복불복이더라고요. 음악적으로 투자를 제대로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번 앨범이 저의 작은 시작이 되길 바라고 더 많이 좋은 곡을 만드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가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니 지켜봐주세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예능, 리포터, CF 등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가수 에릭남이 영어 앨범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에릭남이 갑자기 왜 이럴까.’
“데뷔했을 때부터 미국 시장에서 영어로 활동 하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현재 외국에서 K팝이 큰 관심을 받고 있기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죠. 미국, 유럽의 경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그룹만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다양한 가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기도 합니다.”
K팝 범주 안에서 한국어 노래로 진출하지 않은 데 대해선 “한국어로 가면 소위 말하는, K팝 팬들만 듣는 식이다. 미국 시상식에서도 K팝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주는데 정작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현지 가수들보다 앨범을 잘 파는데 왜 차별하느냐’고 반발한다”며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많은 부분을 개척하고 있지만 아직 극복해야할 부분들이 많더라. 더 쉽게 접근하고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 앨범을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언이라고 하기엔 거창하다. 글로벌 시장 맛보기 정도”라며 “솔로 가수로서 하기엔 어려운 도전이고, 미국에서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여러분, 에릭남 미국에서 데뷔합니다. 이런 분위기의 노래를 발표합니다’라고 말하는 앨범이고, 그래서 제목도 [Before We Begin]이다”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진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외국에서 K팝과 동양인들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많아져서 시기적으로는 좋아요. 화보 촬영이나 쇼케이스 등 좋은 기회들이 많아서 꿈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했던 타임 매거진, 빌보드 등에서 저를 취재 와 신기했죠. 들어보고는 ‘미국 가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응원도 해줬고요. 기분이 좋았어요.”
“돈이 많이 든다. 잘 되면 벌겠지만 일단 쓰고만 있다”고 웃프게(?) 투자 상황을 언급한 에릭남이지만, “영어로 말하고 노래할 때 더 자유롭고 내 감정을 더 잘 전할 수 있다”며 지난 14일 공개된 첫 영어 앨범 [Before We Begin]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이틀곡 'Congratulations'는 낡고 지난한 연애를 끝내면서 느끼는 해방감을 경쾌하게 풀어낸 이별 축하송이다. 세계적인 R&B 싱어송라이터 마크 이 배시(Marc E. Bassy)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마크 이 배시는 G-Eazy, Kehlani, Kyle, YG 등 해외 유수 아티스트들과 다수 작업하며 미국 현지 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R&B, 저에게는 기회예요. 충분히 좋아할 음악이라고 생각하죠. 데뷔 초부터 음색 하나는 자신했었거든요. 또 외국 관계자들이 저의 음악을 듣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신기해해요. 스트리밍 시대니까 한 장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죠.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면 찾아줄 것이라 믿어요. 이번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세계적인 스타들과 협업해 왔거든요. ‘내가 가수로서 매력이 없나’ 싶을 정도로 녹음을 할 때 긴장했었어요. 이번에는 ‘나를 팝 가수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면 들어주고 싫다면 다른 음악을 들으세요’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발표해 봅니다.”
이어 “내 팬들은 7~8년 동안 나와 힘든 시간을 함께 했고 많이 축하해 주고 있다. 영어 앨범이 내 꿈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팬들도 영어 공부를 하는 것 같다. 노력해줘서 감동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영어, 한국어를 섞어서 하는 편이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하려고 한다”며 “팬미팅, 공연을 국내에서도 자주 해야 하는데 못해서 죄송할 뿐이다. 노력하겠다”고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에릭남의 표현을 빌리자면 ‘버터맛 나는 음악’ ‘어눌한 발음’이라는 평가가 그의 콤플렉스고,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풀어낼 한국 제작진을 만나지 못했다. 에릭남은 “음악을 배운 적도 없는 내가 한국에 왔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몇 년을 활동을 했다. 작곡가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에릭남을 어떻게 풀어야할지 안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초창기에는 그냥 ‘시장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애’ 였던 셈”이라며 직접 곡을 쓰게 된 계기도 추억했다.
“노래, 작곡을 배운 적이 없었어요. 고등학생 때 시니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제 앨범을 제작해봤죠. 가끔 팬들이 이베이에서 구매하기도 하던데 정말 창피하고 세상에서 그 앨범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이후에 공부만 했고 한국에 와서도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했었죠. 그러다가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직접 써보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에요. 솔직히 아직도 한국에서는 저와 찰떡 호흡을 자랑할 작곡팀을 못 만났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 캠프에서 곡을 만들어 오고 있죠.”
그러나 음악과 방송 활동을 하면서 한국 문화, 한국어에 녹아들기 위해 데뷔 6년차에도 고민을 거듭한다. 그는 “반복하면서 연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녹화 중 못 알아듣는 상태로 패닉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게 계속 살다보니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무사히 마무리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작년부터 방송 활동을 많이 쉬었어요. 투어를 하면서 음악 활동에 집중했죠. ‘호텔 오빠’(광고)가 아닌 가수로서 저를 인식해주셨으면 하거든요. 방송이라는 분야, 저를 여전히 찾아주시는 곳이기에 감사하고 좋은 기회인데 솔직히 시간 투자 대비 돌아오는 것은 복불복이더라고요. 음악적으로 투자를 제대로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번 앨범이 저의 작은 시작이 되길 바라고 더 많이 좋은 곡을 만드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가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니 지켜봐주세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