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달수빈 “1인 기획사, 바지사장 아냐…망해도 소신껏 음악하고파”

입력 2020-04-11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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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달수빈 “1인 기획사, 바지사장 아냐…망해도 소신껏 음악하고파”

그룹 달샤벳 출신 달수빈이 수빈컴퍼니 대표로서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경영인 마인드가 결코 아니다’라며 쑥스러워했지만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자신, “나만의 코어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나만의 음악을 하려다보니 이 자리에 있게 됐어요. 제 고집인 것이죠. 바지사장 아니고 직접 운영합니다. 관계자들 명함을 받고 미팅도 직접 다니고요. 물론 처음에는 그런 자리가 낯설고 어려웠는데 막상 해보니 별일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직접 소통하니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이 돼 좋아요.”

달수빈은 “대표로서 직접 제작을 해보니 스태프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되더라. 그동안 간과한 부분이 많았다”며 “부족한 내가 좋고, 더 배워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이 들어서 지금의 나를 돌아봤을 때 후회 없이 살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되돌아 봤다.

“‘소신을 잃지 말자.’ 경영 철학이라고 말하기엔 거창한데요, 추세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나의 중심을 지키는 것이 정말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상황이 어려워지면 흔들릴 수밖에 없죠. 저는 중심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러다 망할지도 몰라요.”


그는 “소위 말하는 ‘아이돌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달샤벳이 좋은 자양분이 됐다. 콘셉트에 따라서 장르도 다양하니 공부를 많이 했다”며 “특히 곡을 쓰기 전, 단순하게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체계적으로 설계를 해 작업하는 습관을 길렀다”고 작업 방식을 공유했다.

이어 “싱어송라이터 중에는 본인의 취향만을 녹이려는 사람, 대중성과 섞으려는 사람 등이 있는데 나는 중간에 있고 싶다”고 방향성을 설명, “대중성이라는 것은 난해하기 때문에 상업예술은 정말 어려운 장르라고 느낀다. 온전히 나의 생각을 말하자면, 어떤 장르든 자기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트렌디하다고 본다. 대중을 상대로 내 노래가 신선하게 들렸다면, 소수의 리스너일지라도 트렌디한 음악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2016년부터 솔로로 전향해 여섯 장의 싱글 앨범을 발표, 2017년 '동그라미의 꿈'은 빌보드에서 발표한 2010년대 케이팝 100대 명곡 중 79위에 선정되며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9일 발표한 싱글 앨범 '사라지고 살아지고'의 타이틀곡 ‘다이브(DIVE)'는 끊임없는 좌절감에 무너지고 포기하려는 모습을 입수하는 장면에 비유했다. '다이브' 취지에 맞게 혼자가 아니라는 의미를 상기시킬 수 있도록 콰이어 떼창의 웅장한 느낌을 더한 편곡으로 휴머니즘을 담고자 했다. ‘Katchup’(2019), ‘동그라미의 꿈’만의 컨셉츄얼한 감성과 전혀 다르다. ‘달수빈의 음악’치고는 평범한 발라드로 컴백한 것.

“이전보다 컨셉츄얼하고 쨍한 분위기의 곡은 아니에요. 뮤직비디오도 흑백, 파랑 이렇게 단조롭게 구상했죠. 일단 저는 장르를 국한하지 않는 사람이고 가사에 잘 맞는 멜로디, 가사에 잘 맞는 편곡에 따라 분위기를 계속 바꾸는 편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뭐 하는 가수냐’고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스스로는 노래할 때나 연기할 때는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달수빈에 따르면, ‘다이브’는 좌절을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한 노래다. 그는 “‘위로를 받았고, 저는 이제 행복해요’를 말하는 노래가 아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에 붙들고 있을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혼자 시련을 극복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싶었다”며 “나와 비슷하다면,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업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이브'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해 공허한 감정을 표정과 댄스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옷을 입지 않고 물속에 웅크리고 있는 연출은 태아를 연상케하고, 심해로 들어가 진짜 나를 만난 '나'를 은유한다.

“친동생과 이전부터 작업을 함께 하고 있어요. ‘다이브’의 재킷, 뮤직비디오도 동생이 만들었죠. 아티스트대 아티스트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의견 충돌이 많지만 늘 좋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사이죠. 수많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친구고, 한 명품 브랜드 공모전에서 한국 대표로 혼자 뽑히기도 했어요. 그래서 프랑스에서 전시를 했었는데 저와 가은 언니가 모델로 섰었죠.”


1인 기획사를 차리기 전, 배우 소속사에 있었던 그는 연기를 통해 심리치료를 한 일화를 공개하며 배우 활동 가능성을 열어놨고, 제2의 자아이자 달수빈의 부캐릭터 ‘니키타’의 존재도 소개했다.

“저는 연기를 정말 좋아해요. 연기 전공자이기도 하고, 달샤벳 활동을 하면서 감정을 감추는 것이 습관화됐었거든요. 연기는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잖아요. 스스로를 치유하는 느낌이고, 연기를 통해 심리 치료를 했어요. 수빈컴퍼니를 만들면서 프로필 사진을 새로 찍었거든요. 열심히 프로필을 돌리고 다닐게요. (웃음)”

또 “니키타는 나”라며 SNS에서 화제가 된 도플갱어 친구의 정체를 밝혔다. 그는 “합성한 것이다. 달수빈으로서 절대 할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한 것이 니키타고, 허술해 보이지 않으려고 포토샵도 배웠다. 영상 커버도 합성해서 직접 다 만들었다”며 “스트레스가 풀리더라. 팬들은 알면서도 속아주고 있다. 제3의 자아까지는 무리다”라고 관심사를 소개했다.


이처럼 달수빈은 달샤벳으로 데뷔한지는 10년차, 솔로로는 5년차가 된 현재에도 “부지런하진 않은데 정신없이 살긴 한다. 취미는 바쁘게 사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상상을 행동으로 실현시키는 스타일이다.

“누군가는 혼자만의 만족이라고 할 테지만 저는 행복해요.(웃음) 오히려 솔로로 활동하면서 이전보다는 더디지만 미숙하진 않아요. 불안하지도 않고요. 어렸을 때는 ‘나 달샤벳 끝나면 뭐 해야 하지’라고 두려워했었고, 그래서 더 작곡을 공부했었거든요. 실제로도 달샤벳에서 나오니 정말 저에게는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하나하나 배우고 있어요. 신곡도 들어주면 감사할 뿐입니다. 예전에는 ‘나만 알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위로를 나누려 만든 노래잖아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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