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손석희 사장 왜 언급했나 “흥신소 사장이라며 협박·금품 요구”

입력 2020-03-25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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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손석희 사장 왜 언급했나 “흥신소 사장이라며 협박·금품 요구”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찍은 성 착취 영상을 텔레그램에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포토라인에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하 사장만 표기), 김웅 기자(프리랜서) 등을 언급해 이목이 쏠린 가운데 JTBC가 손석희 사장을 대신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JTBC는 25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박사방’ 조주빈은 애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 씨(김웅 기자)가 손 사장 및 그의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K 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K 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 때문에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은 불안감에 떨었다. 이미 손석희 사장 가족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늘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JTBC는 “그와 별개로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 씨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 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기도 하다.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손석희 사장 입장을 대신 전했다.

JTBC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주빈은 이날 오전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섰다. 그리고는 돌연 손석희 사장 등을 언급했다.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 등을 비롯해 내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에 JTBC는 “손석희 사장이 조주빈 정체를 모른 채 그에게 협박과 금품 요구를 당했다”고 대신 전했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 성 착취 영상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25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조주빈은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주빈은 ‘박사방’ 운영에 앞서 텔레그램을 통해 총기·마약 등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물품을 판매한다고 해 접촉해오는 사람들에게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이다.

조주빈에게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아동음란물제작) 및 강제추행·협박·강요·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개인정보 제공),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가 적용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74명, 미성년자는 이 중 16명이다.

● 다음은 조주빈 손석희 대표이사 사장 관련 JTBC 공식입장 전문

박사방 조주빈 발언에 대한 JTBC 손석희 사장의 입장을 밝힙니다.

박사방 조주빈은 당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손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K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K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습니다. 이미 손석희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늘 민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씨와 분쟁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습니다.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습니다.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이상이 손석희 사장의 입장입니다.

JTBC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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