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위러브유가 성남 탄천 습지생태공원 일대에서 클린월드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회원과 가족, 지인 등 500여 명이 참여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환경의식 고취에 앞장섰다. 사진제공 | 위러브유
-‘세계 환경의 날’ 맞아 30개국서 환경정화…성남 등 수도권도 적극 동참
지난 4월 ‘기후환경요금’이 인상됐다. 매달 내는 전기요금에 포함돼 부과되는 것으로 요금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다. 국내뿐 아니라 다수의 선진국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부과되고 있다.이제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당면과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가 ‘2022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펼치며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고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다.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인 위러브유는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국제 복지단체다.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표어 아래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세이브더월드(Save the World)’ 프로젝트를 활발히 전개한다. 이번 클린월드운동도 그 일환으로, 지구환경과 인류복지의 밀접한 관계성을 고려한 환경복지운동이다.
휴일을 맞아 지역환경 정화에 참여한 위러브유 회원들이 탄천변 구석구석을 살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위러브유
5~6월간 한국과 미국, 독일, 네덜란드, 페루, 멕시코, 몽골, 케냐 등 30개국 180여 지역에서 기후변화의 주범인 도심 곳곳을 정화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뚝섬유원지, 흥인지문, 수락산 등산로를 포함해 성남 탄천, 인천 연안부두, 시흥 물왕호수, 안양 안양천 등지에서 펼쳐진다. 전국적으로는 6대 광역시를 포함해 강원, 경기, 충청, 전라, 경상, 제주까지 110여 곳에서 진행된다.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 인근 탄천 습지생태공원에 색색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집게와 봉투를 손에 든 이들은 성남권 위러브유 회원과 가족, 지인 등 500여 명이었다. 휴일을 맞아 가족이나 친구, 친척들과 함께 정화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휴일을 보람차게 보내게 돼 기쁘다는 봉사자들은 2시간가량 정화활동을 진행했다. 다소 더운 날씨에도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아이들과 함께한 봉사자들은 생태공원의 꽃들과 푸르른 초목, 파란 하늘을 교재 삼아 환경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생태공원 양방향으로 흩어졌다 다시 모인 봉사자들의 손에는 쓰레기가 든 봉투들이 하나둘 들려있었다. 버려진 유모차와 여행용가방, 목재와 철재 폐기물, 커다란 플라스틱 생수통, 석쇠, 오토바이 헬멧 등 갖가지 생활폐기물이 가득했다.
위러브유 강상원 지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지구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위러브유 회원들 모두 온 인류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지구촌가족의 행복과 보금자리 지구를 지키고 보존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휴일을 맞아 지역환경 정화에 참여한 위러브유 회원들이 탄천변 구석구석을 살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위러브유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였는데 들여다보니 구석구석 쓰레기가 많았다”는 최장규(69) 위러브유 회원은 “탄천 정화활동을 하다 보니 수질오염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 오늘 활동이 물을 깨끗하게 만들고 환경을 건강하게 하는 일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결혼한 딸과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는 최경미(53) 씨는 “지역환경을 가꾸는 일에 함께해 더욱 의미 있다”며 “작은 실천으로 조금이나마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데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휴일을 맞아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참여하게 돼 보람 있다”는 직장인 전영배(35) 씨는 “습지생태계 회복을 위해 조성된 공원인 만큼 오늘 활동이 이곳 동식물들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탄천으로 나들이를 온 시민들도 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며 칭찬했다. 경기 광주에서 왔다는 서연주(42) 씨는 “이분들의 활동을 지켜봤다”며 “요즘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데, 이런 활동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초등학생 딸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좋아요.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 하며 활짝 웃었다. 이날 성남 복정동 일대에서도 거리정화가 펼쳐져 시민들에게 깨끗한 거리를 선사했다. 다음 달에는 태평2동에서도 110여 명이 참여하는 거리정화가 펼쳐질 예정이다.
그동안도 위러브유는 다채로운 활동으로 인류의 복지향상에 기여했다. 얼마 전 발생한 동해안 산불 이재민 성금지원부터 포항 지진, 세월호 침몰, 대구 지하철 화재 등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인도, 라오스, 모잠비크 등 각국의 구호현장마다 함께했다. 사상자 구조, 피해 복구, 구호품 지원, 무료급식 봉사 등 전방위 봉사로 이재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명절 때마다 소외이웃을 돌아보았고,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기원하며 전국에서 주택 개·보수를 진행했고, 세계 각국에서 헌혈운동을 전개하며 심화한 혈액부족 해소에도 기여했다.
휴일을 맞아 지역환경 정화에 참여한 위러브유 회원들이 탄천변 구석구석을 살피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위러브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활동에도 적극 앞장섰다. 발발 초기 국내에서는 보건용 마스크(KF94) 2만 매와 성금 2000만 원을 긴급 지원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희망을 건넸다. 세계 28개국에 방역물품과 식료품, 생필품 등을 지원했고, 자연재해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는 온두라스와 에콰도르에는 주한 대사관들과 협력해 방역품과 구호품 지원이 이뤄지도록 힘썼다. 지난 3월 에콰도르 대사와 전달식을 가진 장길자 회장은 신속한 이재민 지원을 약속했고, 다음 달 바로 이재민 500세대에 구호품을 전달했다. 지난 연말에는 온두라스 이재민 원조를 위해 구호품 1275상자를 마련하기도 했다.
위러브유의 이런 행보에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이어지며 대한민국 훈장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단체최고상, 8회), 캄보디아 국왕 훈장, 페루 여성복지부 장관 표창장 등 다수의 상이 답지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