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 고성환 총장 “50년 앞선 원격교육으로 ‘학습복지’ 실현” [인터뷰]

입력 2022-12-16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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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복지를 실현하고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인터뷰에서 정부가 방송대를 잘 활용해 국민의 교육 기회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사진 제공|한국방송통신대

“국민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복지를 실현하고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인터뷰에서 정부가 방송대를 잘 활용해 국민의 교육 기회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사진 제공|한국방송통신대

국가는 국민이 원하는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않는 방송대 가장 적합

‘프라임칼리지’ 인기 학과 경쟁률 158% 껑충
학생 40% 장학금…성적보다 경제적 약자 초점
방송대 새 50년 목표는 ‘학습복지’ 실현·강화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통한 국가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가 설립된 지 50년.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은 방송대는 대한민국 경제발전 시기와 발을 맞추며 고급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방송대가 설립되던 1972년은 국내 대학 진학율이 초급대학까지 통틀어 약 25%에 불과하던 시기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일찌감치 사회로 진출해야 했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뒤늦게 공부를 하고 싶어도 직장을 포기하고 대학을 다닌다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이런 시기에 방송대는 50년 앞선 원격교육을 통해 이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서울대 부속 초급대학으로 5개학과(경제학과, 농학과, 가정학과, 초등교육과, 행정학과)로 출발한 방송대는 현재 4개 단과대학 24개 학과, 대학원, 프라임칼리지를 보유한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50년간 75만 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10만 여 명이 재학 중이다. 현재 국내 5급 이상 공무원 출신대학 1위,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출신대학 1위, 국가인재 DB 등록자 4위에 올라 있으며 국내 최초 원격대학, 국내 유일 국립 원격교육대학, 국민 평생대학으로서의 당당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올 3월 취임한 고성환 방송대 총장은 “임기를 지내면서 앞으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발전도 혁신도 그 기반 위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기본취지를 유지하면서 방송대의 발전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고 총장과의 일문일답.


-3월 후 첫 해를 보낸 소회가 어떠신지요.

“작년 11월 선거를 통해 1순위 후보자로 선정된 후 3월 임명까지 나름 준비를 했습니다. 막상 임기를 시작하니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서더군요. 해보니 힘이 듭니다(웃음). 대학에 들어가려는 자원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학을 못 가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죠.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송대도 신입생보다 편입생이 많아진 지 10년이 넘었어요. 15년 전에 비하면 학생 수도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는 방송대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대학이 직면한 과제입니다. 올해 수능시험을 본 수험생이 50만 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어떤 타개책을 갖고 계신지요.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타개책이겠지요. 우리 대학이 지향하는 평생교육의 실현을 위해 편입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질 좋은 콘텐츠는 물론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해 나가는 데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 서비스 만족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교육 서비스는 PC와 모바일이 반반 정도인데, 앞으로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겁니다.”


-방송대는 현재 2023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 중인데요.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방송대만의 강점을 소개해 주신다면.

“경제적인 등록금과 전임교원 167명이 생산하는 질 높은 강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 학기당 34만∼37만 원 수준의 경제적인 등록금으로 직장을 병행하며 공부할 수 있습니다. 재학생의 40%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고요. 또 모바일, 태블릿, PC 등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질 높은 강의 콘텐츠의 수업을 들을 수도 있죠. 전국에 설치된 48개 지역대학, 학습관을 통해 학습 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직장인을 위한 프라임칼리지를 운영한 지도 10년이 됐습니다. 구체적인 운영 현황과 성과가 궁금합니다.

“방송대의 프라임칼리지는 방송대에서 가장 유연한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위과정, 평생교육과정, 기업교육과정 등 3개 과정이 있죠. 학위과정이 부담스럽다면 평생교육과정으로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따 학위과정을 이수할 수도 있습니다. 학위과정의 경우 메카트로닉스, AI전공 등 첨단공학부와 회계금융, 마케팅·애널리틱스 전공 등 융합경영학부까지 2개 학부 5개 학과로 구성돼 있어요. 요즘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 학과들이죠. 지난 학기에는 경쟁률이 158%나 상승했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이공계, 반도체, AI와 같은 신산업 분야 특성화를 추구하다보니 인문학 등 위축되고 소외되는 학문도 생기고 있습니다. 방송대가 심화된 고등교육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까요.

“국민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저는 ‘학습복지’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는 하는데, 복지는 물질적인 복지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복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복지란 국민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린다는 의미입니다. 학습복지의 기본은 국민이 원하는 공부를 원하는 때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일반대학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방송대의 원격교육은 기본 개념이 오픈이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고 총장은 “현실적으로 국가에서 1000억만 더 지원해 주면 우리가 다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에게 원하는 대학교육을 경제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대한민국에서는 우리 대학만 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원격교육은 일반대학들 사이에서도 많이 보편화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대학들이 낯선 비대면 온라인 강의의 압박을 받았지만 모든 시스템을 갖춘 방송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방송대는 다른 대학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노하우를 오픈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방송대는 교육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 이제 교육은 복지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죠. 방송대 학생의 40%가 연간 190억의 장학금을 받고 있어요. 과거에는 성적 우수 장학금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장학금도 복지의 개념으로 변화했습니다. 성적 장학금보다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기관으로서 방송대의 미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10여 년 전부터 신입생 수보다 편입생의 수가 더 많아졌어요. 최근 통계를 보면 2030세대의 입학비율이 47.2%, 43%를 기록한 4050세대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방송대는 평생교육기관으로 이미 진입을 한 상태입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제공하고, 4차 산업시대를 이끌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방송대는 지난 50년 간 국민 고등교육 대중화에 기여해 왔습니다. 새로운 50년을 맞이한 방송대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학습복지를 실현하고 이를 더 강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모든 학생이 등록금을 내고 입학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기에 무상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대는 이를 실현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교육기관입니다. 국립대 중에서 가장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방송대를 잘 활용하는 것은 국가의 몫일 겁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고성환 총장은

▲1962년생 ▲경복고-서울대 국문과 졸 ▲서울대 문학석사·박사 ▲한국어세계화재단 수석연구원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텍스트언어학회장 ▲한국방송통신대 교무부처장·교양교육원장·교무처장 직무대리·인문과학대학장·통합인문학연구소장 ▲제8대 한국방송통신대 총장(20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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