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당분 섭취, 환경호르몬…여성 자궁근종 키우는 주범들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6-19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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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생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생리과다, 심한 생리통, 빈뇨, 빈혈, 변비, 복부압박감, 성교통 등을 일으키며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정도가 심한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자궁근종에 대한 인식 제고가 이뤄짐에 따라 예방적 관리에 나서려는 여성들이 증가했다. 주로 자궁근종을 갖고 있지만 추적관찰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궁근종에 좋은 음식’ ‘자궁근종에 나쁜 습관’ 등의 적합한 생활습관을 알아보는 식이다.

김하정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산부인과 전문의) 원장은 “자궁근종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여성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생활습관,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당류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를 올리는 원인이 된다. 또, 고지방·고탄수화물 식단을 이어가며 비만해지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적절한 강도의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자궁 건강의 위험 요인인 비만을 막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갱년기·폐경기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된 식품, 영양제도 자궁근종을 가진 사람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석류, 칡, 달맞이꽃 종자유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환경호르몬도 한 원인을 차지한다. 환경호르몬이 체내 호르몬을 교란시킨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일회용품,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스틸·유리 제품을 사용하는 게 권장된다.

이와 함께 의류 선택에도 깐깐해져야 할 이유가 생겼다. 최근 유명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의 스판덱스 함유 소재 운동복에서 환경호르몬 ‘BPA(비스페놀A)’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규정(3마이크로그램)의 40배 이상 검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BPA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대표적 환경호르몬이다.

BPA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생리통(월경곤란증), 월경 과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임신 중 과다 노출될 경우에는 태아의 생식계 발달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소재의 스포츠 의류를 피하고 어쩔 수 없이 활용할 때에는 운동 후 즉각 옷을 갈아입는 등 노출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김하정 원장은 “여성에게 자궁 건강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관리해야 한다”며 “단, 습관 개선만으로 이미 생긴 근종의 크기가 확 줄어들거나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료가 필요한 단계를 놓치지 않도록 꾸준히 관심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에는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자궁근종 색전술, MR하이푸 등 최소침습부터 무침습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있어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환자 부담도 훨씬 줄었다”며 “생리통, 생리과다, 부정출혈, 빈뇨, 복부팽만, 빈혈 등 자궁근종 의심 증상이 있다면 자궁초음파나 MRI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보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의 전문적인 상담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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