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MZ 문화 즐기기, 건강도 챙겨야”

입력 2024-01-02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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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팝법스토어의 대기줄. 핫플 오픈런 등의 장기간 줄서기 중 잘못된 자세로 골반이 비틀어질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관심사에 적극적인 자기 소비, 부상예방 필요”
MZ세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음식, 춤, 운동 등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에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형성될 전망이다. 최근 등장한 MZ 트렌드에서 건강관리에 주의할 점들을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정리했다.


●핫플 오픈런, 골반 불균형 주의

MZ세대 문화의 대표적인 예로 줄서기를 들 수 있다. 맛집, 팝업스토어, 전시회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행렬은 익숙한 풍경이다. 남들보다 빠른 경험을 위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대기하는 일)도 많다. 특히 오픈런은 MZ세대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장시간 줄을 서다 보면 짝다리를 짚는 등 자세가 비뚤어지기 쉽다. 특히 짝다리는 무게중심을 한쪽으로 쏠리게 해 골반을 틀어지게 한다. 골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으로 발전해 요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잦다. 골반이 척추를 받치고 있는 만큼 척추의 균형도 덩달아 깨지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에 따르면 “골반 불균형은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쳐 여성들의 생리불순과 생리통 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며 “골반 불균형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틀어진 골반을 교정하는 등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MZ세대 식문화 트렌드를 대표하는 탕후루. 맵단짠 음식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 고혈압 당뇨 환자가 늘고 있다.



●‘맵단짠’ 문화 젊은 고혈압 당뇨 주의

마라탕, 탕후루 등의 음식들은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으며 MZ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탕후루와 마라음식은 지난해 한 배달 어플리케이션의 인기 메뉴 1위와 2위로 각각 선정됐으며, 특히 탕후루의 경우 주문 증가율이 2022년 대비 약 1만4000%나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맵단짠(맵고 달고 짠) 식습관은 위장에 큰 부담을 준다. 위염, 위산과다 등의 위험을 높이고 고당류의 음식은 중성지방과 혈당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마라탕의 경우 1인분 열량이 보통 1800kcal 정도로 밥 한 공기가 약 300kcal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열량이다. 나트륨 수치도 약 2000~30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맵단짠 음식은 젊은 세대의 고혈압, 당뇨 등 심혈관계 및 대사 질환 발생에도 일조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 30대 당뇨 환자는 지난 2018년 13만9682명에서 2022년 17만4485명으로 24.9% 증가했다. 고혈압 환자는 21만3136명에서 25만8832명으로 21.4% 늘었다. 평소 잦은 음주나 흡연 등의 생활 습관으로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높다면 저염식 식단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자극적인 양념을 배제하고 포만감이 높은 통곡물과 야채를 중심으로 구성된 저염식 식단은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음식 섭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최근 화제가 된 슬릭백 영상. 출처 | 틱톡 계정 ‘wm87.4’



●바디프로필 붐, 다이어트서 영양 밸런스는 챙겨야

멋진 몸매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SNS 인증을 통해 운동에 대한 열정을 과시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멋진 몸을 만들어 사진으로 기록하는 ‘바디프로필’ 촬영도 큰 인기를 얻었다.

무리한 바디프로필 촬영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되기도 한다.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몸을 단기간에 만들다 보면 다이어트에 극단적으로 몰입하게 되는데,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 체중 요요현상이나 근골격계의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는 촬영 당시의 체지방은 줄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뼈와 근육의 영양결핍 상태를 초래하고 전신의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는 등 골관절염의 유발 가능성도 높인다.

언제나 균형 잡힌 운동 습관이 필요하다. 무산소와 유산소 운동 모두 병행함과 동시에 충분한 단백질, 칼슘 등의 섭취를 통해 뼈와 근육에도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줘야 한다.

너도나도 댄스 챌린지, 관절 부상 요주의

지난해 바디프로필만큼이나 유행한 트렌드는 댄스 챌린지다. 댄스 챌린지란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영상 기반 SNS 플랫폼을 통해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의 안무 영상을 게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영상 속 춤을 무조건 따라 하다 보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발목, 무릎과 같이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은 같은 춤 동작을 반복하다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다다. 한 국내 대학에서 스트릿댄서 100명의 부상을 조사한 결과 발목이 67.7%로 부상이 가장 빈번한 부위로 꼽혔다. 그중에서도 염좌의 비중이 제일 높았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멋진 영상을 위해 무리한 연습을 강행하다 관절에 염좌가 발생했다면 근육과 인대의 손상이 더 악화하기 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침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체내에 직접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경추관리와 일자목증후군 예방에 좋은 경추 스트레칭



●격투기부터 풋살까지, 헬시 플레저 골절 주의

재밌게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트렌드가 되면서 다양한 스포츠에 눈을 돌리는 MZ들도 많아졌다. 남성이 많던 격한 움직임의 스포츠에 여성 MZ들의 참여율이 크게 높아졌다. 풋살의 경우 여성 연예인들의 풋살 경기를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며 여성 풋살 동호인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2년에 개최된 한 여성 풋살 대회에는 약 3400여명의 선수가 참여할 정도였다.

풋살, 격투기 등 격한 스포츠는 빠르게 움직이며 온몸의 힘을 써야 하는 만큼 상대방과 부딪히거나 넘어졌을 때 강한 충격으로 골절과 같은 부상을 입기 쉽다. 단순한 골절 형태인 외상성 골절의 경우에는 한방통합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 가능하다.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유연하게 하고 손목, 무릎 등 관절보호대를 착용해 외부 충격으로부터의 부상을 방지해야 한다.


●e스포츠 붐, 일자목증후군 조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게임 이용률은 80%를 넘겼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 게임 대회의 누적 시청자는 4억 명을 돌파했다. e스포츠 사상 최초로 대규모 거리 응원이 진행된 광화문에서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연호하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홍순선 원장


일자목증후군(거북목증후군)은 한 대회에서 선수들이 전부 일자목 자세로 서 있는 사진이 아직도 화제가 될 정도로 프로게이머들에게 자주 보이는 증상 중 하나다. 장시간 앉아서 화면에 몰입하다 보면 머리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며 뒷목에 상당한 부담을 준더. 이는 일자목증후군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일자목증후군은 경추(목뼈)를 충격과 하중에 취약하게 해 목디스크 등 각종 경추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15초, 좌우로 15초씩 젖혀주는 스트레칭을 평소 반복해 주면 경추 관리와 일자목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예방법을 소개했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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