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유한 무형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다양성을 자랑하는 지역으로,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한국의 김장, 인도의 요가, 몽골의 후미, 뉴질랜드의 하카 등 각국의 무형유산은 여전히 지역 공동체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산은 문서화된 기록이 아닌 구술과 체험을 통해 전승되기 때문에 단절의 위기에 취약한 상황이다.

특히 아태 지역은 ‘문화의 보고’로 불리지만, 도시화와 산업화, 그리고 글로벌 대중문화의 확산으로 전통문화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무형유산 보호와 협력을 위한 정보 교류의 플랫폼인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는 아태 지역 48개 회원국을 다섯 개 권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 동남아시아(11): 동티모르,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 동북아시아(5): 대한민국, 몽골, 일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국
▲ 남아시아(9): 네팔, 몰디브, 방글라데시, 부탄, 스리랑카, 이란, 인도, 터키, 파키스탄
▲ 중앙아시아(7):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 태평양(16): 나우루, 뉴질랜드, 니우에,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연방, 바누아투, 사모아, 솔로몬제도, 쿡제도, 키리바시, 통가, 투발루,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피지, 호주

이번 캠페인은 알파벳 ‘A(Asia)’와 ‘P(Pacific)’ 사이에 있는 ‘K(Korea)’를 모티프로 삼아, 한국(K)이 아시아(A)와 태평양(P)을 잇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한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하며, 그 무형유산 또한 이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다. 반크는 한국의 ‘K-컬처’ 중심의 일방적 홍보를 넘어, 아시아-한국-태평양(A–K–P)을 아우르는 문화 외교의 확장된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아태 지역에서 무형유산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그 보호와 계승은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평화를 이끌어가는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캠페인은 한국이 중요한 문화적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K-컬처를 통해 세계인의 관심을 끈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자국의 문화를 넘어 아태 지역의 다양한 유산을 세계에 소개하고, 문화적 연대를 강화하는 글로벌 중추국이 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을 추진한 반크의 박지은 청년 연구원은 “무형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우리의 정체성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문화의 뿌리”라며 “그 기억을 이어가는 행동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머니의 자장가, 어린 시절의 축제, 친구들과 했던 놀이처럼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통해 개인과 무형유산을 연결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포스터는 ‘기억의 바다, 아태에서 나를 잇다’라는 제목 아래, 아태 지역의 수많은 기억이 하나의 바다처럼 모인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스터는 기억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경고와 함께, 우리 모두가 이 기억을 이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일깨운다.

해당 포스터는 반크 공식 사이트와 글로벌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반크는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무형유산의 가치와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자 한다.

반크는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무형유산의 가치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카드뉴스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며,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와 협력해 ‘글로벌 무형문화유산 홍보대사’ 양성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청년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무형유산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세계 시민들과 공유하는 문화적 연결의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참가자를 모집 중이며, 신청 마감일은 11일이다.

한편, 반크는 한국의 우수한 정책을 한류의 일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정책 제안 및 소통 플랫폼인 ‘울림’과 ‘열림’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정책을 세계와 공유하고 글로벌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크는 전 세계 2억 명에 달하는 한류 팬들의 관심이 단순한 대중문화를 넘어, 한국의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 전반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한국의 정책과 지구촌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K-정책 한류’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반크는 ‘K-정책 한류’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중심이자 동북아의 관문, 그리고 전 세계인과 꿈과 우정을 나누는 나라로 변화시켜, 한국이 글로벌 변화의 중심에 서는 국가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