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벽면 한쪽에 붙은 종이 한 장이 아파트 주민들을 긴장하게 했다. 살인 사건 관련 기사 위에 손글씨로 적힌 문구 ‘다음은 너’. 한밤중 이 메시지를 본 주민은 즉시 신고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11월 16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적힌 게시물을 붙인 혐의로 50대 입주민 A씨를 공중협박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신고는 지난달 16일 오후 11시에 접수됐다.

해당 게시물은 과거 아파트 이웃 간 담배 연기 시비 끝에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룬 기사였고, 그 위에 A씨가 직접 쓴 ‘다음은 너’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CCTV 확인을 통해 A씨가 게시물을 부착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 안으로 담배 냄새가 계속 들어왔다”며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승강기에 실내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도 붙여보고, 관리사무소에 여러 번 민원을 넣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민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이어졌다. “담배 냄새 고통은 너무 현실적이다” “흡연 피해가 심하면 누구라도 예민해진다” “저 상황이면 충분히 이해된다” “관리 측이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한다”는 공감과 함께, “그래도 ‘다음은 너’는 선을 넘었다” “이건 협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 “공포 조성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답답해도 그렇게 행동해선 안 된다”는 비판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경찰은 A씨가 실제 폭력을 계획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