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제호’를아십니까

입력 2008-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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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터치와단호함의조화…두사람이얼싸안은인간적이고역동적인엠블럼
스포츠동아 디자인작업은 ‘한 걸음 앞으로, 두 걸음 뒤로’를 반복하며 거의 모든 사람이 잠든 새벽에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아집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능을 무시한 디자인도 곤란하지만 기능 앞에 무릎을 꿇어서도 안된다고 다짐했다. 가장 좋은 신문디자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었다. 숨은 독자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독자가 읽기 쉽고 아름답게 “읽기 쉬워야 한다. 보기에 아름다우면 좋겠다.”였다. 원론적인 답안이었기에 디자인팀은 그것을 다시 한번 뒤집어 보기로 했다. 발상의 전환이야 말로 핵심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여겼다. 독자 편의를 가장 높은 가치로 삼고 다음에 생각한 문제가 독창성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색깔’ 이다. 신문에도 색깔이 있다. 개개의 색깔이 다 다르듯 스포츠신문으로서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흔히 일컫는 ‘정체성’이다. 신문의 색깔을 결정짓는 몇 가지의 요소가 있다. 제호, 칼라, 선, 그리드, 활자 등이 기본이다. 스포츠동아 지면 디자인의 첫 걸음은 ‘기존신문 따라하기’라는 안전등식의 거부였다. 창간준비위원회의 콘텐츠와도 맞아 떨어졌다. 스포츠에디션과 엔터테인먼트에디션으로 나눈 ‘투페이퍼’. 낯 뜨거운 기사와 민망한 광고가 없는 깨끗한 신문. 전문가와 마니아들이 만드는 고급화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선 기본 시스템의 변화가 필수적이었다. 독창적 제호로 ‘투 페이퍼’ 메이크업 다른 스포츠 신문의 제호는 비슷비슷한 컴퓨터 활자체형 로고타입이다. 우리는 스포츠동아만의 표정을 만들기 위해 캘리그래피(손으로 쓴 글씨체) 기법을 사용하였다. 김영우(서울산업대학교 외래교수) 강진태 이은혜 조휘인씨 등 다수의 디자이너가 컴퓨터에 매달렸고 서예가 박양준(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씨도 참여하여 제호를 완성했다.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스포츠’ 세 글자와 명쾌하고 단호한 느낌의 ‘동아’ 두 글자를 합친 것이다. 스포츠동아의 엠블렘은 동아(東亞)의 동(東)자를 바탕으로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남성과 여성 두 사람이 서로를 얼싸안고 뛰어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창조적인 디자인은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위험하지 않은 디자인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 블록형 편집은 스포츠동아의 색깔 신문의 얼굴인 제호를 완성한 뒤 그리드 시스템(기본 틀 잡기)을 결정했다. 우리는 단 길이가 짧은 7단 그리드를 기본으로 삼았다. 6단보다 견고하고 단호해 보여 좋았다. 또한 한글의 글자 구조상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리드를 깔아 놓고 텍스트를 넣어가며 선과 박스를 이용한 구분, 돋움, 강조 등에 맞는 신문 짜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읽기 쉽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지면 만들기. 기사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수직 과 어깨와 어깨의 수평을 맞춰 읽기에 편하고 간편한 블록형 시스템으로 지면을 디자인했다. 본문 활자의 크기를 조절해 눈의 피로감을 줄였고 행간을 넓혀 시원하고 편안한 신문이 되도록 했다. 노수용(한글미디어디자인연구소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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