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의굴욕…1977년생동갑내기김선우·박명환·서재응부진

입력 2008-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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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나란히패전…에이스불구시즌1승도없어
‘멀고 먼 첫 승.’ 두산 김선우, LG 박명환, KIA 서재응. 13년 전 나란히 고졸우선지명을 받았던 1977년생 동갑내기 삼총사다. 팀에서 이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바로 ‘에이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개막 후 2주가 지나도록 아무도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 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리의 여신은 또다시 이들을 외면했다. ○ 삼세판도 실패, 셋이 합쳐 ‘무승’ 박명환은 1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 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후 두 경기도 꼬였다. 6일 롯데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패전을 자초했고, 12일 두산전에서도 5이닝 5실점하고 강판됐다. 성적은 1패에 방어율 8.36. 김선우도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는 기간이다. 데뷔전인 2일 KIA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8일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패전을 안았다. 13일에도 LG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2.1이닝 4실점. 3회에 일찌감치 강판됐다. 반면 서재응은 운이 안 따라줬다. 1일 두산전과 8일 SK전에서 6이닝 1실점,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성적은 1패. 결국 13일 경기에서는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이닝 4실점했다. 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1996년엔 어떤 일이? 이들은 고교 재학 때부터 프로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꼽혔다. 휘문고 김선우, 충암고 박명환, 광주일고 서재응은 고졸우선지명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6년, 나란히 두산의 전신 OB(박명환·김선우)와 KIA의 전신 해태(서재응)에 지명됐다. 같은 해에 우선지명된 선수가 인천고 박진만(현대)과 광주일고 김상훈(해태) 등. 충암고 장성호가 2차 지명으로 밀렸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해이기도 했다. KBO가 신인 지명제도를 대폭 손질한 것이 계기였다. 1995년 아마팀 현대 피닉스가 거액을 들여 우수한 자원을 싹쓸이하자 프로야구도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쌍방울은 28라운드, 삼성은 27라운드까지 ‘묻지마 지명’에 나서는 전쟁이 펼쳐졌다. 당시 스카우트들은 김선우를 넘버 원으로 꼽았다. 박명환과 서재응도 선린상고 경헌호(LG)와 함께 자웅을 겨뤘다. 김선우와 박명환을 동시에 거머쥔 OB는 스카우트 대란의 최종 승자로 불릴 만 했다. 그러나 김선우와 서재응은 대학 진학을 택한 뒤 미국으로 진출했고, 박명환만 곧바로 OB에 입단했다. 이들이 한 무대에서 뛰기까지는 결국 13년이 걸렸다. ○ 목마른 첫 승, 언제 오려나 13일 현재 두산은 5위, LG 6위, KIA는 8위다. 4강팀들이 무섭게 질주하고 있어 발걸음도 바쁘다. 두산은 김선우가 개리 레스와 함께 다니엘 리오스의 빈 자리를 메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을 들이다 힘겹게 데려온 투수라 더욱 그렇다. 지난해 최하위의 아픔을 겪은 KIA는 메이저리그 출신 서재응이 마운드의 구심점이 돼 줄 거라 믿고 있고,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는 LG도 박명환에게 지난해 이상의 몫을 기대하고 있다. 셋 다 이름값만큼 무거운 관심을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나친 부담감은 독이 된다. 하지만 능력에 걸맞는 책임감은 필수 덕목이다. 팬들과 구단이 ‘1승’에 목마른 지금, 이들의 전환점은 언제 찾아올까. 잠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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