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5이닝1실점2탈삼진역투…“고향청주서대기록이루고싶다”
한화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42)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투수 부문의 각종 최고령 기록과 더불어 최다승과 투구이닝 등 통산기록을 등판 때마다 새로 써내려가고 있는 그는 2000탈삼진에도 한자릿수로 성큼 다가서 있다.
25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등판한 그는 탄성과 환호성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는 통산 1994삼진을 잡고 있었다. 6개만 추가하면 국내서는 전인미답의 2000탈삼진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
대기록 달성에 초읽기로 접근한 그는 이날 5-1로 앞선 6회 무사 1루서 물러날 때까지 삼진을 2개 추가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23∼24일 이틀간 31안타를 몰아친 삼성 타선을 5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1실점으로 틀어막고 만 42세 3개월 9일을 맞은 이날 시즌 3승(2패), 통산 206승을 찍었다.
21명의 타자를 상대해 11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기대하던 삼진은 5회 들어 채태인과 신명철에게 빼앗았다. 채태인은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신명철은 역시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유도했다.
다음 등판이 5월 30일∼6월 2일 LG와의 청주 3연전 가운데 한 경기로 예상되는 만큼 고향 팬들 앞에서 헹가래를 받을 수도 있다.
경기 후 송진우는 “팀이 연패중이고, 삼성 타선도 이틀간 잘 쳐서 사실 긴장도 되고 부담감도 느꼈다”며 “팬들이 관중석에 삼진 표시인 ‘K’자 6개를 거꾸로 세워놓은 걸 보고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왕이면 홈팬들이 성원해주는 가운데 달성했으면 좋겠다”며 “어차피 기록은 던지다보면 달성할 수 있는 것이지만 청주는 고향이니까 다음 경기 때는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대전 경기 직전, 전날까지 송진우의 개인통산 탈삼진 개수가 1995개가 아니라 1994개라고 수정 발표했다. KBO는 “1990년 9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6회 구원등판한 송진우의 탈삼진 6개 중 1개가 선발 한용덕의 것이었으나 잘못 기록됐다”며 “한용덕 한화 투수코치와 송진우에게 동시에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용덕의 개인통산 탈삼진은 1341개에서 1342개로 늘었다. 이에 대해서도 송진우는 “한개가 늘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줄었다”며 농담을 섞어 여유 있게 답변했다.
대전=정재우 jace@donga.com
<빅마우스>
○모르지, 걔가 가르치는 건지도.(한화 김인식 감독. 베테랑 투수 송진우에게 경기 도중 투수코치 또는 덕아웃에서 특별히 주문하거나 지시하는 사항이 있느냐고 묻자)
●채태인, 오늘 삼진 먹으면 벌금이다.(삼성 선동열 감독. 한화 송진우의 2000탈삼진이 걸려있다고 하자 기자들 피곤하게 하지 말라며 농담으로)
●연고전하나?(SK 김성근 감독. SK 팬들이 연안부두를 부르면 롯데 팬들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맞받아 꽤 시끄럽다며)
●롯데 돌풍을 미국에서도 들었단다.(롯데 로이스터 감독. 짐 콜번 텍사스 스카우트와 만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