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살인타선’, 3연전4홈런·39안타…SK마운드‘킬링필드’

입력 2008-05-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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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루스-루 게릭 등이 포진했던 1920년대 뉴욕 양키스 타선은 ‘살인타선(Muderer's row)’의 원조로 통한다. 피트 로즈-자니 벤치 등이 몸담았던 1970년대 신시내티 타선은 ‘빅 레드머신’으로 불렸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998년 요코하마 우승 주역은 ‘머신 건(기관총) 타선’이었다. 2000년대 초반 긴테쓰 타선은 초전 박살의 ‘이테마에 타선’, 니혼햄은 ‘빅뱅 타선’이란 애칭을 얻었다. 한국의 경우, 김인식 감독의 홈런군단 한화 이글스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란 별칭을 자타공인 받고 있다. 이제부턴 2008년 제리 로이스터의 롯데 자이언츠 타선에도 무언가 닉네임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로이스터 감독은 25일 SK전 직전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5월 초중반 롯데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그는 “공격이 문제였다. 타자들이 득점 찬스를 살려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잘랐다. 김성근, 김인식, 선동열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투수와 수비력을 중시하는 야구철학을 강조하는 현실과 비교할 때, 로이스터는 공격력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로이스터는 “1번부터 6번까지는 내내 잘 해줬다. 여기에 7∼9번 타자들이 빅 히트(적시타)를 쳐주고, 도루까지 이뤄지면서 원정 연승을 할 수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1번 정수근-2번 김주찬-3번 조성환-4번 이대호-5번 강민호-6번 가르시아의 타선은 1위 SK와의 3연전 내내 넘치는 파워와 결정력, 기동력을 발휘했다. SK의 ‘롯데 킬러’ 케니 레이번도, 에이스 김광현도, 철벽 불펜진도 전부 뚫렸다. SK 마운드는 3연전 내내 10안타 이상(총 39안타)을 맞았고, 가르시아(23일 역전 3점포)-강민호(24일 선제 3점포)-가르시아의 홈런포(25일 역전 만루포)에 레이번-김원형-김광현 선발 3인은 전부 무너졌다. 25일엔 SK가 5-5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6회 2사 2,3루에서 SK 불펜의 필승카드 조웅천이 조성환의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에 KO됐다. 롯데의 5연승은 시즌 최장 기록. 여기다 8개구단 중 손민한-이용훈-매클레리-송승준-장원준의 롯데 선발진은 5회 이상 던진 횟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탄탄하다. 불펜 불안이 흠이지만 5연승 중 임경완-최향남의 변칙 마무리 기용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전체 투수들이 아로요 투수코치의 “공격적으로 피칭해서 투구수를 줄이고, 이닝을 늘리라”는 지령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 로이스터의 공격 야구는 파워의 야구다. 투수의 야구, 수비의 야구 그리고 확률의 야구를 중시하던 한국 감독들의 패러다임에 대한 정면 도전장이다. 롯데의 연승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지 승리하는 것뿐 아니라 로이스터 방식으로 화끈하게 이기고 있어서기도 하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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