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고교야구,예의가먼저다

입력 2008-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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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독(hot dog)’의 뜻은 다양하다. 미국야구장에서 즐겨먹는 핫 독은 팬들에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야구장의 핫 독은 1901년 뉴욕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었던 폴로 그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소개 되었다. 형용사적 의미로는 잘하는, 뛰어남의 뜻이 있고, 동사적으로는 여봐란 듯한 태도를 취하거나 서핑, 스키 등에서 곡예 같은 묘기를 보인다는 의미도 있다. 골프에서 핫 독 프로(hot dog pro)는 유명한 프로선수와 경기를 하는 무명프로를 말한다. 그러나 야구에서 말하는 핫 독의 또 다른 의미는 관중들이나 TV 카메라에서 과장된 플레이나 제스처를 보여주는 선수를 말한다. 또한 스타였으나 힘과 능력이 떨어지면서 감독이 기용하지 않으려 해도 기용할 수밖에 없는 선수거나, 성깔이 있어 동료들로부터 왕따 기미가 있는 선수도 핫 독에 속한다. MLB에서 ‘10월의 사나이’란 레지 잭슨, 최다 홈런왕 배리 본즈, 홈런친 후 제스처가 컸던 새미 소사 등은 대표적인 핫 독 플레이어로 봐도 좋을 것이다. 홈런을 친후 1루를 향해 뛰기 보다는 크게 넘어 갔음을 과시하면서 홈런타구가 스탠드에 떨어질 때쯤 서서히 1루로 뛰는 모습은 대표적인 장면이다. 또 고액연봉의 선수로 출장시키고 싶지 않아도 시킬 수밖에 없는 애물단지 선수도 핫 독의 한 유형이다. 어떤 의미든 핫 독은 야구에서 좋은 의미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런데 국내 고교야구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오버액션과 절도 없는 행동, 상대에 예의를 지키지 않는 장면이 자주 나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SK 김성근 감독이 며칠 전 원로로서 학생야구에 절도가 없다고 지적한 것을 고교야구 지도자들이 그냥 지나쳐선 안될 것이다. 학생야구의 절도 없는 행동이 핫 독의 좋지 않은 의미와 반드시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프로의 흉내를 그것도 과장된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야구만 잘하는 선수보다 예의를 갖추고 지덕체를 겸비한 선수를 양성하는데 보다 큰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 그러면 현재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적 핫 독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기아의 호세 리마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리마는 팬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하고, 밉지 않은 구석도 있다. 그는 팬서비스도 적극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나친 제스처는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야구에서 핫 독을 흉내 내선 안 된다. 학생선수들의 격 잃은 행동이 운동장에서 보편화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야구해설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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