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빈볼많은e세상,야口도조심!

입력 2008-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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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롯데 이승화, 삼성 최형우가 서로 주고받은 인터넷 대화가 언론에 공개 되는걸 보면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승화는 선동열 감독의 별명인 멍게를, 최형우는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을 깜둥이라고 칭하면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의 사생활보호차원을 제쳐두고라도 친한 친구사이의 격의 없는 대화가 노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최형우는 공개 사과를 했다. 극히 민감한 문제를 사적인 관계라고 안심하고 했지만 프로야구 선수가 공인이란 걸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다른 선수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승화의 경우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게 확인 되었다.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고 익명성을 이용한 악질의 언어테러라고 본다면 지나친 것일까? 두 선수에 관한 해프닝을 보면서 미란다 원칙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인터넷시대의 위험하고 무서운(?) 환경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미란다 원칙이란 경찰이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려고 할 때 묵비권과 수사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을 용의자에게 통보해야만 하는 것으로 1966년 미국 대법원이 확립한 원칙이다. 1963년 발생한 성폭행 혐의자 에르네스트 미란다 사건에서 유래된 것으로 미란다는 성폭행 혐의로 유죄판결을 1심에서 받았으나 경찰이 수사 과정 때 묵비권이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그에게 말해주지 않아 항소를 했고, 대법원이 자백을 유죄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면서 5대4로 미란다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란다가 재심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그 후 미란다 원칙은 용의자 체포 시 경찰이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이 되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를 맞아 사이버 테러는 인기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가끔 무서운 흉기로 다가서는 걸 그동안 우리는 많이 보았다. 순기능이 훨씬 많은 인터넷 시대에 선수들은 몸과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가다듬으면서 순기능 활용을 잘 하도록 해야 한다.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인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가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속상함을 토로하면서 주위환경의 시정을 호소하였듯이…. 이제 미란다 원칙마저 적용되지 않는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 그중에서도 공인으로 지칭되는 인물들의 언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국내 스포츠 스타들도 프로야구계의 이번 해프닝을 눈여겨보고 기억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인간성 없는 과학시대에 살고 있지 않는가. -허구연 야구해설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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