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치고달린다! 1강체제끝?

입력 2008-05-26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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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할을 질주하던 승률, 2위와 7위의 승차보다 더 벌어진 1위와 2위 간 승차로 절대 강자의 레이스를 펼치던 시즌 초반의 순위 독주는 이제 끝났다. 두산이 최근 3연승으로 3연패에 빠진 선두 SK를 3.5경기 차로 추격, 이제 일주일이면 1,2위도 충분히 뒤바꿀 수 있는 혼전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역시 5월의 팀 두산이다. 지난해에도 5월에만 15승 8패를 거두며 8위에서 3위까지 급상승했던 두산은 올해에도 26일까지 15승 4패, 무려 0.798의 무시무시한 5월 승률로 6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SK가 시즌 초반 7연승, 1패 후 5연승, 다시 1패 후 7연승으로 승 수 쌓기를 한 것처럼 두산도 8연승, 2패 후 4연승으로 선두권을 향해 달렸는데 특히 그 중 SK와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 하면서 채운 4연승이 컸다. SK 김성근 감독이 당시에는 시즌을 하다보면 연패를 할 수도 있다며 확고한 1위 팀다운 여유를 보였지만 지금은 그 3연패가 SK와 두산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좁히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두산의 현재 페이스는 작년보다 오히려 좋아진 분위기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리오스의 부재와 김선우의 부진으로 전력이 많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되는 듯 보였으나, 이혜천이 5월 5번의 선발 등판에서 2번의 승리를 따내면서 기대 이상으로 수습 하고 있고, 불펜에서는 지난해 임태훈이 했던 역할을 이재우가 그 이상 해내면서 임시 선발투수들의 부족한 이닝을 꼬박꼬박 메워주고 있다. 타선에서는 역시 홍성흔의 복귀가 반갑다. 트레이드 파문에 휩쓸려 자칫 잃을 뻔했던 미아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백의종군하면서 초반 결장과 중하위 타선의 출장에도 불구하고 27타점으로 팀 내 타점 4위, 그리고 득점권 타율은 .360으로 김현수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베테랑다운 결정적인 활약이 눈에 돋보였는데, 부녀 배터리가 출장했던 22일 한화 전에서도 동점이던 8회 결승타를 때려내며 공교롭게도 불편한 관계였던 김경문 감독의 300승 경기에서의 히어로가 됐다. 여기에 왜 3번을 치는지 알 수 없었던 고영민의 부진탈출, 매 경기 야구의 드라마를 썼던 정재훈의 안정화, 김현수, 김재호 등의 활약이 지금의 두산을 이끌고 있다. 이대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큰 고비가 오는 가 했던 두산의 유격수는 이제 도리어 김재호가 주전, 이대수 후보 추세로 가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김선우의 복귀와 새 용병 투수의 영입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두산의 앞길은 밝다. 한편 SK는 선발진의 붕괴로 우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다승-방어율-탈삼진 1위의 트리플 크라운 페이스를 보였던 김광현의 끝없는 부진과 지난해 다승 2위 레이번의 몰락은 레이번-채병용-김광현으로 이어지던 에이스 3인방 체제에 빨간불을 켰다. 한 박자, 아니 1.5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자랑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더라도 5월 팀의 퀄리티 스타트가 단 1회에 불과하다는 것은 전원야구로도 돌려막을 수 없는 체력적 압박감을 가져왔다. 타선에서도 박재홍이 기대치 않은 타율 선두(.381)로 상위타선을 이끌고 있지만 최 정, 박재상이 부상으로 빠졌던 데다 4번 타자 이호준이 복귀 이후 아직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어 많은 출루에도 매 경기 늘어나는 잔루와 병살타 앞에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과는 달리 아직 쿠비얀의 방출 이후 새로운 용병을 데리고 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쫓는 두산과 쫓기는 SK의 차이점이다. SK의 키는 SK 스스로가 가지고 있다. 이호준만 부활한다면 그들은 시즌 초반 예상 타순으로만 나오던 꿈의 타선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김광현과 레이번이 다시 제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SK의 부진은 잠시 스치는 미풍에 그칠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김광현보다 더 뛰어난 한국시리즈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병두와 언제, 어떻게든 더해질 용병 한 자리는 SK의 강력한 히든카드이다. 아직 무릎이 아프다는 이호준은 수비에서 달릴 때 브레이크가 안 걸린다고 걱정했다. 지금은 도리어 두산의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안 걸리는 듯하다. 최고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질주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SK의 1위 자리를 빼앗을지, 아니면 5단 고속행진을 하던 SK가 잠시 4단으로 바꿨다가 다시 6단 질주를 해나갈 수 있을지 5월 마지막 주의 프로야구가 기대된다. 유재근 엠엘비파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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