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의감독읽기]‘감독복’없는박주영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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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복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좋은 감독을 만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감독복은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선수의 숨겨진 재능을 각성 시켜주는 감독. 둘째, 선수의 진로를 개척해 주는 감독. 셋째, 선수를 신뢰하는 감독. 이 셋이 어우러져야 감독복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다. 대한민국 축구선수 중에서도 박지성 만큼 감독복을 타고 난 선수도 없다. 설명이 필요 없다. 알렉스 퍼거슨, 히딩크, 그가 거친 감독들 중에 녹록한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 중 감독복을 들라면 단연 으뜸이다. 그저 운동량이 많은 선수라는 평가가, 그 운동량으로 인해 팀의 전술운영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라는 평가로 바뀌는 것은 금세였다. 수원의 작은 소년이 유럽의 거인들과 함께 뛰는 무대는 또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여기서 이제 슬슬 이적과 관련된 루머가 떠도는 박주영을 본다. 이미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공격수. 182cm의 작지 않은 키와 기존의 한국 선수들에게서 찾기 어려웠던 창조적인 플레이. 하지만 그는 그가 가진 재능 이상의 감독복을 타고 났을까? 애석하게도 박주영은 여전히 방황하는 중이다. 훌륭한 감독을 만나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거나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거나, 아니면 100의 완벽한 신뢰를 얻지 못한 것 같다. 2008시즌이 되어 그가 시도한 슈팅은 총 36회, 하지만 그 중에서 골로 연결된 것은 단 두 번. 그는 여전히 2득점에 머물고 있다. 포지션이 변경되었을까? 팀 내 역할이 바뀌었을까? 그가 올린 어시스트도 겨우 두 번. 공격포인트는 겨우 ‘4’라는 숫자에 머문다. 천재라는 수식어와 미래가 보장된 대표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소속팀에서 최근에 보여준 성적은 아쉽다. K리그 2005시즌, 적어도 그는 19경기에서 12득점을 올리는 득점기계였다. 경기당 0.63골을 기록했으니 어느 감독인들 그를 아끼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지금의 그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다. 골포스트나 크로스바를 탓하지만, 잘 나가는 선수들은 그것마저도 불운이라 여기지 않는다. 적어도 세뇰 귀네슈 감독이 오기 전까지 박주영은 잘나갔다. 2002년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고, 유럽축구연맹 UEFA의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다. 다만 박주영은 귀네슈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박주영은 2005년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0.63골을 넣었다. 2006년에는 0.27골을 넣었다. 2006년에는 감독 교체설과 이에 따른 혼란이 따랐으니 이해가 된다. 하지만 2007년 귀네슈 체제하에서 득점은 0.18로 떨어졌고, 이 수치는 2008년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그가 넣은 골은 단 2득점에 불과하다. 박주영을 중심으로 보자면 귀네슈는 박주영의 숨은 재능을 일깨워주지도, 그의 진로를 개척해 주지도, 아니 그를 100신뢰하지도 않는 것 같다. 이럴 경우 박주영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갑작스레 떠도는 풍문으로 이적설을 듣게 되니 사뭇 박주영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장. 호남대 스포츠레저학과 겸임교수 2003년 1년간 부천 SK 프로축구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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