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성공의조건]양키스=뉴욕,‘공존의삽’을들다

입력 2008-06-1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美구단들은어떻게최신경기장갖추나
2009년과 2010년에 개장 예정인 미국 4대 프로리그 경기장 건설에 투입되는 돈이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12개 경기장을 신축하는데 들었던 4조6000억원(현재가치)이라는 당시 최고기록이 10년만에 깨진 셈이다. 프로스포츠가 성공하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가 ‘좋은 시설’이다. 그런데 연간 경기 있는 날보다는 없는 날이 더 많고, 넓은 땅이 필요한 경기장 건설은 일개구단이 단독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 구단들이 아무리 돈을 잘 번다고 해도 수천억원짜리 경기장을 제 돈으로 지을 만큼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미국 구단들은 어떻게 최신시설을 갖출 수 있을까? “어떤 도시도 초고층 빌딩을 지어 IBM이나 AT&T에 공짜로 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많은 미국 도시들이 프로구단에게는 수천억원짜리 경기장을 지어 무료나 명목상의 임대료만 받고 쓰게 한다”는 말에 답이 있다. 그렇다면 자치단체는 왜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투자를 할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도시 이름 알리기에 프로 구단만큼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없다. “다저스가 브루클린을 떠난 후 다시는 브루클린이라는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브루클린의 전철을 우리는 절대로 밟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한 지방의회 의장이 했던 말이다. 둘째, 스포츠 이벤트는 시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는데 유력한 수단이 된다. “그때 나도 덩달아 고함을 치기 시작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흘렀다. 정말 감동적이었고 내 감정이 그렇게 북받쳐 오를 줄은 정말 몰랐다.” 한 애틀랜타 시민이 애틀랜타가 올림픽개최지로 결정되었을 때 느꼈다는 감정이다. 셋째, 프로 구단은 도시 이미지 강화에도 기여한다. “프로 구단을 갖고 있다가 타 도시로 뺏기는 것은 차라리 애당초 갖고 있지 않았던 것보다 시의 이미지에 훨씬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미네소타주의 주지사가 했던 말이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스포츠 이벤트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자치단체가 스포츠시설에 투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내년 미국 4대 프로리그의 경기장 건설에 사상최대의 민관합작투자가 이뤄지는 사실은 스포츠 시설이 프로구단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국 자치단체들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