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축구대결역사월드컵예선3차례…남, 2승1무로앞서

입력 2008-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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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남북 축구 대결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였다. 주장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회고에 따르면, 후반 초반에 이미 양팀 선수들 다리에 경련이 날 정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경기는 0-0으로 끝났고, 대회 규정에 따라 남북한은 사이좋게 공동 금메달을 따냈다. 월드컵 예선 무대에서는 지금까지 3차례 마주쳤다. 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90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황선홍의 헤딩골로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이 여세를 몰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연파하며 승승장구, 어렵지 않게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은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6개팀이 풀 리그를 벌이는 방식으로 치러진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 전까지 1승2무1패로 일본(2승1무1패), 사우디(1승3무)에 뒤져있었다. 한국은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일본과 사우디 중 어느 한 나라가 비기거나 져야 본선에 나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 최종전 3경기는 동시에 치러졌고 한국은 북한과 전반을 득점 없이 비기며 미국행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후반들어 고정운, 황선홍, 하석주의 연속골로 3-0으로 이겼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사우디는 이란에 4-3으로 승리하며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고, 일본 역시 종료 직전까지 이라크에 2-1로 이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기고도 웃을 수 없었던 한국 선수들이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이라크 자파르가 종료 직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2가 되는 순간, 경기는 끝났고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극적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일본 열도는 통곡했고, 한국은 환호했다. 박지성과 정대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올해 3월 26일 2010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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