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구단으로 K리그 참가를 밝힌 강원도민축구단(가칭 강원FC)의 창단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강원FC 창단준비위원회는 18일 강원도청에서 발기인 총회를 열고, 각종 정관 승인과 함께 주식 배정 및 납입 등 법인화에 따른 주요 안건을 논의했다. 이어 2차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김병두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회장을 선임했다. 준비위는 이달 내 법인화가 이뤄지면 8월 중 사무국장 등 14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창단비와 연간 운영비 등 132억원 예산 확보를 위한 스폰서십은 9월 본격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코치진 7명을 제외한 35명 선수 수급은 11월 FA시장이 열린 뒤 시작되고, 12월 신인 드래프트에 맞춰 프로축구연맹에 인가를 신청, 구단 운영의 틀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강원 FC는 지지부진한 광주와는 달리 비교적 무난한 상황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도 함께 안고 있다. ○ 지역 갈등 봉합은 어떻게? 사무국 소재지와 선수단 위치, 홈 경기를 놓고 춘천, 원주, 강릉 등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홈 경기 로테이션 개최를 밝힌 준비위는 범도민 차원의 운영 의지를 위해 3개 도시에서 나온 6명의 발기인을 이사진에서 제외했다. 준비위는 사무국을 도청 소재지가 있는 춘천에 두고, 선수단 숙소를 타 지역에 설치한다는 복안이나 역시 갈등의 소지는 있다. 한 지역 인사는 “도내 18개 시군이 있는데 워낙 교류가 없어 이질감이 크다”며 “지역간 선의의 경쟁도 좋지만 자칫하면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사령탑 선정…외국인도 가능? 사령탑 선정도 딜레마다. 현직 K리그 감독 2명을 포함해 여러 인사가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지나친 지역색은 구단 운영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주익 창단위 팀장은 “구단주(김진선 도지사)께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외국인 감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면서도 “초대 감독 후보로 많은 축구인이 나오고 있지만 우린 아직 공모 계획도 없고, 고려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정치색을 배제하라 여러 루트를 통해 제기되는 정치권 연계설도 걱정이다. 지역 신문의 한 기자는 “몇몇 인사들이 정치 목적을 위해 축구단 창단에 참여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개인의 정치 생명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다 실패한 2002년 상황이 재현되지 말란 보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각에서는 축구단 창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실패를 상쇄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조사 보고자로 선임된 김원동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당시에는 아무 토대도 없고, 도민의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강원FC는 법인화 구단이므로 같은 실패가 반복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