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단일구단한시즌기록축제…최근성적부진에관중석텅비어
‘우울한 잔칫집’이 따로 없다.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인데도 축하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겸연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는 25일 사직 한화전에서 통산 여덟 번째로 단일구단 한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1997년의 LG 이후 11년 만이자 올 시즌 홈 47경기 만에 이뤄낸 성과. 여덟 번 가운데 네 번을 롯데가 해냈으니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혁혁한 공을 세운 셈이다. 구단은 뜻깊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걸었고, 경기 시작 전 마운드에 둘러선 선수들은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관중석의 박수 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내심 만원 관중의 함성을 기대했던 롯데의 기대는 무너져 내린지 오래. 내야석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였고, 외야는 텅 비어있었다. 올 시즌 매번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어게인 1992’ 이벤트도 이 날만은 통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롯데가 4강권 밖에서 처음으로 맞는 사직 경기였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성적이다. 7월 들어 롯데가 5승12패를 하는 동안 사직구장 관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16일 KIA전에서는 시즌 처음으로 1만명을 넘지 못했다(8879명). 4월에 여섯 번, 5월에 네 번, 6월에 세 번 매진 행진을 벌였던 롯데는 7월에 단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2만4000명을 훌쩍 넘었던 경기평균 관중도 어느새 2만명을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한 관계자는 “100만 관중 돌파도 중요하지만 사실 팬들이 가장 신경쓰는 건 포스트시즌 진출일 것”이라면서 “관중들은 할 만큼 했다. 이제 남은 건 선수단 몫”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