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야구 한국대표팀 경기가 내일 미국 전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안타까운 것은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당분간 야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올림픽이 정치화, 상업화되었다고 해도 올림픽은 모든 스포츠선수에게 가장 큰 무대임에는 틀림없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된 결정적인 이유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불참 때문이다. 리그를 중단할 수 없다는 메이저리그의 논리에 IOC가 ‘올림픽 위상’을 고려하여 철퇴를 가한 것이다. 국제야구연맹이 야구의 올림픽 재 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야구도 이제 개방정책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야구는 ‘클럽의 기득권’보호라는 폐쇄정책으로 성공했고,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폐쇄정책이 세계화에는 걸림돌이 되어왔다는 것이다. NBA도 올림픽에 꾸준히 발을 담그고 있고, FIFA도 지금까지는 월드컵을 위해 올림픽을 희생했지만, 이번대회부터는 지명된 선수의 올림픽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야구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야구는 이번대회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아테네올림픽 지역예선 탈락 때 입은 내상이 아직 아물지 않았고, 이번이 마지막대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선리그에 오르지 못할 경우 한국프로야구가 받을 자존심의 상처도 적지 않다. 미국, 쿠바,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과 캐나다도 쉬운 상대는 아니다. 선수구성에 있어서는 해외파가 대부분 빠지긴 했지만, 나름대로 최상의 멤버를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런던올림픽에 야구가 빠지는 상황에서 이번에 세대교체가 필요했느냐는 점이다. 큰 무대에서 가장 큰 자산은 ‘경험’이다. 경험을 능가하는 실력은 없다. 구대성과 박재홍의 부재는 그러한 관점에서 아쉽다. 두 선수가 특별히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워낙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관계로 덕아웃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둘 모두 타고난 승부사, 큰 경기일수록 긴장하지 않고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도한 긴장이다. ‘각성수준’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운동수행능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군 미필’선수들 같은 경우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메달만 따면 자기의 프로야구 인생이 달라지는데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과잉의욕과 긴장은 필연적이다. 타석에서 몸이 굳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번대회의 관건은 이들 젊은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느냐, 그렇지 않고 몸이 굳느냐에 달려있다. 이들 젊은 선수들을 다독거릴 수 있는 사람은 코칭스태프도 아니고 오직 고참들뿐이다. 게다가 프로야구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을 것이다. 이 모두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경기에만 집중하고 즐기는 방법뿐이다. 그 이상은 해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다시 한번 부언한다. 야구대표팀 그냥 경기를 즐겨라!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