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in베이징]엄마,그리고히로인…

입력 2008-08-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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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토레스은3개·‘우생순’감동의동·한국여자농구꼴찌서8강
1948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여자선수는 단 1명뿐이었다. “올림픽은 남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힘을 얻을 때였다. 하지만 60년이 흐른 지금, 베이징에서는 절반 가까운 선수가 여성으로 채워졌다. 남자 못지않은 파워로 베이징을 빛낸 여성들을 모아봤다. ○무엇보다 위대한 ‘엄마의 힘’ 금쪽같은 자식들을 뒤로 하고 땀을 흘려온 ‘워킹 맘(Working Mom)’들은 올림픽에서도 투혼을 불살랐다. 미국의 다라 토레스(41)는 불과 2년 전 딸을 낳고도 체력 소모가 심한 수영에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아들을 낳은 지 17일 만에 미국 대표선발전을 통과했던 아레사 서몬드(32·육상)와 허리부상을 딛고 복귀한 미국 역도의 멜라니 로치(33·역도)도 화제를 모은 ‘아줌마’들. 일본 유도의 신화 다니 료코(33)는 비록 올림픽 3연패에 실패했지만 투혼의 동메달로 박수를 받았다. ○팀워크 빛낸 핸드볼과 농구 한국 여자핸드볼과 여자농구의 뒷심도 대단했다. ‘우생순’ 핸드볼팀은 유럽의 강호들을 물리치고 ‘금빛 동메달’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석연찮은 버저비터골 판정만 없었더라면 금메달도 가능할 뻔 했다. 여자농구팀도 2004년 아테네 최하위의 아픔을 씻어내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혹독한 지옥훈련을 통해 체력은 물론 정신력까지 강화한 덕분이다. 늘 화려한 남자대표팀의 그늘에 가려있던 미국 여자농구팀 역시 부족한 훈련시간을 끈끈한 팀워크로 메우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따뜻한 조국의 품으로… 적이 되어 고향에 돌아온 여인들도 있다. ‘철망치’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중국의 배구영웅 제니 랭(47)은 “마치 집에 온 듯 편안한 느낌”이라는 소감과 함께 자신이 이끄는 미국 여자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캐나다 펜싱 플뢰레 대표로 출전한 루앙 주지에(50)는 1984년 LA에서 중국 펜싱 사상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던 주인공. 1회전에서 중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승리를 거둔 그는 ‘조국이여, 잘 지냈나요(祖國好)’라고 씌어진 붉은색 플래카드를 꺼내들었다.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일본 레슬링이 자랑하는 ‘공포의 4인조’ 하마구치 교코(30), 이초 치하루(26), 요시다 가오리(25), 이초 가오리(24)는 아테네에 이어 사상 최초로 ‘대표전원 2회연속 메달획득’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중국 다이빙의 미녀스타 궈징징(27)은 스프링보드에서 2종목 연속 2연패를 달성하며 잦은 외유와 스캔들로 인한 비난을 잠재웠다. 짐바브웨의 백인 수영선수 커스티 코벤트리(25)는 아테네 금·은·동에 이어 이번에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마이너리티의 설움을 극복한 선수들도 주목받았다. 음방고 에토네(32·카메룬)는 “아프리카에서 여자 육상선수로 사는 건 힘든 일”이라면서도 세단뛰기 2연패에 성공했다. 청각장애로 스타트 신호조차 들을 수 없는 마리아 베렌 두투(21·아르헨티나)는 사이클 BMX 서킷에서 올림픽 출전 꿈을 이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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