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부터 5위까지 2.5경기차. 후반기 시작과 함께 순위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4위 롯데는 대전 한화전에서 또다시 승리, 파죽의 7연승으로 3위 한화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삼성도 히어로즈와의 연장 10회 접전을 승리로 이끌며 8연승, 롯데와 0.5경기차를 유지했다. 롯데와 삼성은 29일 시작되는 사직 3연전에서 4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4강 문턱에서 주춤하던 KIA는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고, 선두 SK는 두산에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베이징올림픽 대표였던 KIA 윤석민-SK 김광현-롯데 송승준은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정근우 4타수 2안타 3타점 “金값 하죠?”
○두산 4-9 SK(문학)
김광현이 마운드를 지킨 덕분일까. SK 타자들은 전날 22안타를 맞고 9점 차로 대패한 분풀이를 하듯 집중타로 두산 마운드를 붕괴시켰다. 0-1로 뒤진 2회 선두타자 최정의 중월솔로홈런은 신호탄. 계속된 1사만루서 정근우의 2루 땅볼, 2사 2·3루서 이진영의 1루쪽 내야안타가 터져 가볍게 3-1로 전세를 뒤집었다.
3회에도 선두타자 박재홍의 좌월솔로홈런을 포함해 4안타 2볼넷을 묶어 대거 5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한 SK 정근우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금메달 주역다운 위력을 과시했다.
장성호 솔로포 이현곤 적시타 ‘연패 분풀이’
○KIA 8-0 LG(잠실)
전날까지 두 게임 동안 단 2득점에 그쳤던 분풀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선발 윤석민의 호투를 등에 업은 KIA 타자들의 방망이는 맥을 추지 못했던 하루전과 영 딴판으로 날카롭게 돌았다.
포문을 연 건 장성호였다. 장성호는 3회 1사 후 LG 선발 최원호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아치를 쏘아 올렸고 KIA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이현곤의 적시 3루타가 터지며 2점을 추가했다. 7회에는 5안타에 몸에 맞는 볼 한개를 보태 대거 5점을 뽑아 승세를 굳혔다.
15안타를 친 KIA와 달리 LG는 단 2안타에 그쳤고 스코어도 안타수와 마찬가지로 일방적이었다.
손광민 데뷔 첫 홈런…롯데 한화3연전 싹쓸이
○롯데 11-4 한화(대전)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로 롯데가 한화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시즌 팀 최다인 7연승을 거둔 롯데는 3위 한화에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7이닝 2실점 7삼진으로 시즌 10승(6패)을 달성했다. 톱타자 김주찬은 3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손광민은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선발, 불펜 가릴 것 없는 총체적 마운드 부실로 3연패에 빠졌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역투한 에이스 류현진을 롯데 3연전에 쓸 수 없었고, 용병 클락의 방망이까지 침묵한 한화는 장기 침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양준혁 125m 투런포 “나 안 죽었어”
○삼성 5-3 히어로즈(목동)
삼성 양준혁은 시즌 초 1할대 타율로 2군에도 내려가는 등 생애 최악의 시즌 출발을 했다. 그러나 어느새 야금야금 타율을 끌어올리더니 전날까지 0.254. 이날 1회 첫타석 좌익선상 2루타로 나간 그는 최형우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고, 7회 우전안타를 날리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3-3 동점인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박진만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히어로즈는 박준수 대신 전준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여기서 양준혁은 한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2점홈런을 날리며 일진일퇴의 팽팽하던 승부를 삼성쪽으로 기울게 했다. 오승환은 10회말 2사후 마운드에 올라 삼진 1개로 29세이브째를 올렸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