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양준혁(삼성·39)이다. 팀의 리더이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답게 삼성-롯데의 준플레이오프(준PO) 대결로 막이 오른 2008년 포스트시즌에서도 진가를 드높이고 있다.
국내 타자 부문의 각종 통산기록을 차곡차곡 경신해나가고 있기에 양준혁은 ‘기록의 사나이’로 통한다. 그런 양준혁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또 하나의 진기록을 세웠다. 바로 최고령 경기 출장이다.
○ 프랑코, 이만수를 넘어서!
1969년 5월(26일)생인 양준혁은 롯데와 맞붙은 이번 준PO에 출장, 종전 훌리오 프랑코의 만 39세 2개월 기록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MVP(1990년)와 아메리칸리그 타격왕(1991년)에 빛나는 프랑코(2007년 7월 애틀랜타에서 방출)는 2000년 한해 삼성에서 활약하며 정규시즌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을 남겼고, 그해 10월 삼성이 치른 준PO(롯데전)와 PO(현대전)에 모두 출장했다. 프랑코는 공식적으로 1958년 8월생이다.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 중에서는 양준혁의 대선배 이만수(현 SK 수석코치)가 삼성에서 은퇴한 1997년 10월 LG와의 PO에 출장하면서 39세 28일의 역대 최고령 포스트시즌 출장 기록을 작성했었다. 그러나 홈런을 비롯한 각종 통산기록에서 대구 야구의 상징 이만수를 넘어선지 오래인 양준혁은 포스트시즌 경기 출장 부문에서도 이제 이만수를 추월했다.
○ 흐름을 타는 타격, 양준혁이 돋보이는 이유
이번 준PO 1·2차전에 내리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양준혁은 8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제몫을 100% 해냈다. 선구안이 좋기로 정평이 난 그답게 준PO 2경기에서 볼넷은 3개를 골랐고, 삼진은 단 한개도 당하지 않았다. 욕심 내지 않고 ‘치고 빠지는 타격’을 구사, 후배들에게 교과서적인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양준혁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한 삼성의 PO 진출은 기정사실인지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