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뛰어”vs로이스터“쉬어”…명장의조련법,극과극

입력 2008-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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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승부사 선동열’ VS ‘여유만만 로이스터’ 마치 2연승과 2연패가 뒤바뀐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삼성 선동열(45)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둔 10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선수들에게 훈련을 지시했다. 반면 롯데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은 이날 선수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한 뒤 저녁에 대구로 이동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양팀 감독의 행보다. 선 감독은 기세를 탄 김에 고삐를 더욱 당겨 3차전에서 끝내려는 태세고, 2연패한 로이스터 감독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고삐를 풀어주며 ‘초연’ 혹은 ‘달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 감독은 이날 선수들이 비를 맞고 대구구장에서 타격훈련을 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그는 “3차전에 모든 투수를 대기시키겠다”며 총력전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4차전 선발 전병호와 5차전 선발 배영수, 2차전 선발로 등판한 존 에니스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투수는 모두 ‘3차전 5분 대기조’에 포함시켰다. 그는 “승기만 잡으면 2차전에 등판한 정현욱과 안지만도 투입할 것이다. 오승환도 2차전에서 2이닝을 던졌지만 상황에 따라 던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차전에서 패한 뒤에도 “우리는 3게임만 이기면 다음 시리즈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소식이다. 우리는 연승도 많이 한 팀이니 말이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당초 계획했던 시나리오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준플레이오프가 흘러갔지만 3차전부터 대반격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스프링캠프는 물론 시즌 중에도 훈련량을 줄였던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그것도 2연패를 한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 와서 다른 방식을 택하는 것이 선수에게나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양팀 감독 모두 방법은 달라도 목표는 같다. 3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다. 한마디로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선 감독은 “2연승을 했다고 여유를 가질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3차전을 내주면 4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3연승으로 끝내야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싸워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대로 로이스터는 3차전만 잡으면 4차전에 송승준을 선발로 내세워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뒤 승부를 5차전까지 몰고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승준이 1차전에서는 부진했지만 두 번 연속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3차전은 그래서 양팀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11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며 지상파 방송 MBC가 생중계한다. 4차전으로 이어질 경우 12일 오후 1시30분 대구구장에서 펼쳐지며 KBS가 생중계한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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