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잠자던중거리포깨어날까?

입력 2008-10-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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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그간 아꼈던 중거리포를 폭발시킬까? 중앙아시아의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중거리슛을 시험하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 성패를 가늠한다. 지난 해부터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다름아닌 빈약한 골 결정력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07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골 결정력 문제는 박성화 감독 체제에서 치렀던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막판 3경기에서 극에 달했다. 당시 올림픽팀은 시리아, 우즈벡, 바레인 등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치욕적인 결과로 전문가 및 팬의 질타를 받았다. 허정무 감독 체제로 전환된 대표팀이 월드컵 3차예선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4-0으로 꺾었고, 중국과의 2008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3-2로 승리해 아우들의 과오를 어느 정도 씻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한 수 아래 상대들에게 속시원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UAE전을 준비하는 허 감독은 그동안의 골 가뭄이 선수들의 과감성 부족이라는 판단하에 적극적인 중거리슛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밋밋한 돌파보다는 과감한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기에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대표팀은 상대의 밀집수비에도 불구하고 중앙 패스플레이와 돌파로 문전으로 들어가려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북한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비슷한 전술을 가동했지만, 스트라이커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한 상대에게 철저히 차단당하며 중거리슛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허 감독은 지난 1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UAE전 대비 대표팀 소집훈련 이틀째에서 선수들이 공을 몰고 상대 진영 깊숙이 들어가려 하자 훈련을 중단시킨 뒤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어디까지 들어가서 슛을 할 것이냐″고 지적한 뒤, ″슛 찬스는 다 슛이다″고 강조하며 상대가 조금이라도 빈 틈을 보이면 중거리슛을 과감히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신영록(21, 수원), 이근호(23, 대구),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19), 이청용(20, 이상 서울), 김정우(26, 성남) 등 공격 일선에 나선 선수들은 빈 틈이 발견되면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허 감독은 이어진 훈련에서 정성훈(29, 부산), 김형범(24, 전북), 곽태휘(27, 전남), 박지성 등을 불러모아 중거리슛 및 프리킥 연습을 따로 시키는 등 우즈벡전에서 슛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 하루전 입국, 정상적인 컨디션을 기대하기 어려운 우즈벡과의 실전평가에서 감각을 조율할 허정무호는 원정 무승부를 염두에 두고 수비일변도의 전술을 구사할 것이 유력한 UAE의 골문을 두드리기 위해 중거리슛 카드를 던지며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공격옵션을 전면에 내세운 허 감독의 공격전술이 과연 우즈벡과 UAE를 격파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파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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