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지존’신지애(20·하이마트)가 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2009년 세계랭킹 1위를 넘보고 있다.
신지애는 9일 일본 미에현 가시고지마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LPGA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선수가 한 해 2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가 됐다. 1994년과 1995년에 고우순이 2승을 기록했지만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것은 신지애가 처음이다.
○2년연속 두자릿수 승수…우승확률 40% 육박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신지애는, 3년 간 국내외를 넘나들며 숱한 기록을 쏟아냈다. 데뷔 첫해 국내투어 3승과 아시안투어 1승을 기록하며 상금, 다승,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고, 2007년엔 국내 9승에 아시안투어 1승을 더해 총 10승을 거머쥐었다. 기록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는 국내 대회 15개에 출전해 7승, 일본 1승, LPGA투어 2승까지 더해 총 10승을 합작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3년 간 국내에서만 19승 해외 대회까지 포함하면 무려 24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우승 확률도 경이적이다. 3년간 48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해 19승을 따내 40%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 중이다.
우승에 따른 상금도 어마어마하다.
2006년 3억7400만 원을 벌어들였고, 2007년엔 국내 대회 단일 시즌 최다 상금인 6억7454만 원을 벌었다. 모두 국내 신기록이다. 올해는 지난 2년 간 벌어들였던 상금보다 훨씬 많은 상금을 따냈다. 7승을 거둔 국내에서만 7억6518만 원을 기록했고 LPGA투어에서 86만9449달러(월드컵 상금 10만2200달러 포함)를 챙겼다. 호주에서도 6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다.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6만8150 호주달러를 챙겼다. 올 초 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에서도 3858만엔을 벌어들인 신지애는 2008년에만 25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따냈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 중인 국내파 선수들 중 단연 최고 상금이다.
○6차례 연장전 중 4차례 우승…외제차 3대 부상
상금 이외에도 다양한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6차례 연장전을 치러 이 중 4차례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2차례는 준우승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요코하마타이어-PRGR레이디스에서는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요코미네 사쿠라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과 3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비씨카드클래식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에서는 신인왕 후보 최혜용(18·LIG)을 맞아 승리를 따내 국내 메이저대회 싹쓸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시즌 중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총 3차례 기록했는데 남아공에서 열린 여자월드컵과 일본에서 열린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연습라운드에서 각각 1차례씩 기록했고, 지난 10월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골프장에서 열린 하이트컵여자오픈에서는 2라운드 경기에서 티샷을 바로 홀안에 떨어뜨리는 슬램덩크 홀인원을 기록했다.
부수입도 짭짤하다. 상금 이외에도 3대의 외제 고급 승용차를 받았다.
요코하마타이어PRGR대회 우승 부상으로 벤츠 C클래스를 받았고, 하이트컵에서는 홀인원으로 BMW 승용차를, 그리고 이번 미즈노 클래식에서도 우승 상금 이외에 벤츠를 부상으로 받았다. 우승에 따른 특별 보너스도 지급받는다. 메인스폰서 하이마트에서는 우승 시 상금의 50%를, 준우승 및 상위 입상 시 특별 보너스를 지급 받는다. 용품 계약사 PRGR에서도 우승 등 상위 입상에 따라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내년 미국 무대 진출 …기록상 오초아에 안뒤져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무대에 진출하는 신지애는 데뷔 첫 해 세계랭킹 1위를 넘보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있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7승)에 뒤지지 않는다. LPGA투어에 데뷔하는 루키가 신인왕이 아닌 ‘넘버1’경쟁에 뛰어 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신지애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10일 귀국한 신지애는 14일까지 휴식을 취한 후 15일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해 ADT챔피언십에 출전하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JLPGA 메이저대회인 리코컵에 출전해 새로운 기록 도전에 나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