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최순호감독,강원FC사령탑맡아

입력 2008-11-16 1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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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는 경기 내용, 두 번째 해는 이기는 법을 가르칠 것이고, 3년째에는 우리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다." 최순호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감독(46)이 창단을 눈앞에 둔 강원도민프로축구단(가칭 강원FC) 초대 사령탑에 낙점됐다. 김원동 강원FC 대표이사는 16일 오후 5시 강원도청 브리핑실에서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최순호 현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감독을 12월 창단 예정인 강원FC의 초대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생 팀 강원FC의 초대 사령탑 최순호 감독은 지난 2001년부터 2004년 말까지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를 지휘했다. 그는 부임 첫해였던 2001년 5위에 이어, 2002년 6위, 2003년 7위로 다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뒤 2004년 전기 리그 우승 후 플레이오프에서 준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2004년을 끝으로 포항을 떠났다. 그리고 2005년 말 울산미포의 감독 제의를 수락한 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왔다. 결국 5년 만에 프로 무대에 다시 명함을 내밀게 된 것이다. 최 감독은 이날 울산미포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울산미포가 울산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8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수원시청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 1차전 1-1 무승부를 합쳐 1승1무로 우승을 차지한 것. 이로써 최 감독은 2007년에 이어 실업축구무대 2연패를 달성했다. 팀을 옮긴다는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2연패를 이룬 것. 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정든 울산미포를 떠나게 됐다. 경기를 마치고 눈시울을 붉힌 최 감독은 "2년째 우승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미포조선은 평생 잊지 못할 팀이 될 것이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발휘할 때가 된 것 같다. 강원FC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포항 재임 시절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뭐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포항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60% 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울산미포에서는 100%를 다 발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리그에서 그 40%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숙제다"고 밝힌 최 감독은 "창단 팀이어서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해 기술적인 능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원FC와의 상세한 계약 내용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최 감독은 "3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해는 경기 내용, 두 번째 해는 이기는 법을 가르칠 것이고, 3년째에는 우리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다"고 말했다. 김원동 대표이사 역시 "최 감독의 계약기간을 다른 팀과 다르게 3년으로 정하고, 감독이 자율성과 독창성을 가지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해 최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임을 털어놨다. 최 감독의 부임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사실 강원FC 초대 감독 후보로는 조윤환 전 전북현대 감독(47), 박종환 전 대구FC 감독(70), 이강조 광주FC 감독(54), 외국인 감독 등이 거론됐다. 김원동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원FC를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지도자로 최 감독이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4명 모두 개인적 능력은 탁월했지만 강원FC의 지명도나 신선도를 책임지기에는 최 감독이 적임이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팀 구성에 나설 최 감독은 "우선지명선수 14명을 다 구상해 놓았다. 울산미포에서 드래프트에 지원한 11명 중 4~5명 정도가 실력이 뛰어나다. 그 중에서 고를 계획"이라고 강원FC 선수 구성 계획을 공개했다. 드래프트는 오는 20일 열리고, 강원FC에 우선지명될 14명 선수들의 명단은 18일에 공시된다. 최 감독이 지난 4년간 실업축구에서 보낸 경험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울산미포 선수 출신 드래프트 참가 신청자를 비롯해 실업축구 선수들을 선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축구계 내부에서도 최 감독의 강원FC 감독 부임은 화제였다. 한 축구계 인사는 "최 감독이 포항스틸러스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이 그가 감독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 후보로 거론되던 박종환 전 대구FC 감독과 이강조 현 광주상무 감독의 출신 지역이 최 감독의 사령탑 선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박종환 감독은 춘천 출신이고, 이강조 감독은 강릉 출신이어서 지역정서를 감안한 결과, 비 강원도 출신인 최순호(충북 청주)를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으로 이어지는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들이 벌일 한판 대결도 볼만할 것"이라며 세 감독이 벌일 다음 시즌 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서울 춘천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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