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높이의 팀’을 잡는 킬러로 자리를 잡았다.
모비스는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94-8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2일 KBL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KCC에 이어 김주성-레지 오코사가 버티는 동부까지 잡아 ‘장신 팀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홈경기 5연승을 내달린 모비스는 7승4패로 동부와 동률이 돼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KT&G(6승3패)는 모비스 덕분에 시즌 첫 단독 1위가 되는 행운을 안았다.
모비스는 경기 초반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부가 3점 슛 등 외곽포를 잡기 위해 다양한 수비를 펼치자 제대로 공격을 못했다. 2쿼터까지 모비스가 시도한 3점 슛은 5개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2개만이 림을 통과했다. 수비에서도 지역방어와 로테이션 수비를 펼쳤지만 동부 포인트 가드 표명일의 패스워크에 고전, 2쿼터까지 46-53으로 뒤졌다.
하지만 모비스의 공격은 3쿼터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효범(20점)의 개인돌파와 우지원(8점)의 외곽포로 추격을 시작했다. 3쿼터 종료 직전에 터진 함지훈(13점)의 3점 슛으로 모비스는 65-70으로 점수차를 좁혔다.
승부를 가른 4쿼터에서 모비스의 빠른 공격이 빛나기 시작했다. 3쿼터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포인트 가드 김현중(17점)은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김주성(17점)과 오코사(20점)가 버틴 동부 골밑에 연속 레이업슛을 작렬시키며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경기종료 4분 48초전 78-82에서 모비스는 김효범이 3점 슛을 터트렸고, 오다티 블랭슨(16점)의 페이드 어웨이 슛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모비스는 김효범이 무려 8m정도에서 던진 슛이 림으로 빨려 들어가며 순식간에 86-82로 달아났다. 함지훈의 자유투로 1점을 보낸 모비스는 동부에게 2점을 내주긴 했지만 김효범과 블랭슨이 또 다시 3점 한방씩 번갈아 터트린 덕에 경기종료 1분 8초를 남기고 93-84, 9점차로 달아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한편, 동부는 4쿼터에서 준비했던 수비가 무너졌고, 공격에서는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시즌 첫 번째 2연패를 당했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