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용병이야기]짐싸는알짜용병…일본을차단하라

입력 2008-12-1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그레이싱어(전 KIA)도, 리오스와 레스(이상 전 두산)도 같았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터미팅에서 최종 담판 끝에 재계약(계약금 5만 6000달러, 연봉 30만 달러)에 성공했지만 한화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 역시 비슷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내 마음은 지금의 소속 팀을 향하고 있다. 최종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약간의 시간만 필요할 뿐”이라고. 그러나 나중에 보면 십중팔구 한국 팬과 구단의 재계약 의지를 뒤로 한 채 일본 구단과 계약하고 맙니다. 이들과 재계약에 실패한 구단은 대부분 대체 선수를 영입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레이싱어-리오스를 대체한 에서튼-레스가 그랬습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12월 첫 주가 되면 미국 30개 구단들은 다음 해 전력 구상을 마감하는 윈터미팅을 개최합니다. 윈터미팅에서는 주요 FA선수의 계약과 트레이드 등이 논의되고 팀 구성이 대부분 마무리됩니다. 또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선수를 대상으로 40인 로스터 정리 및 메이저 계약과 마이너 계약을 완료하는 등 많은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 시점에서 미국 구단과 어떠한 계약도 맺지 못하는 선수들 중 빅리그 경험을 가진 선수라면 일본 구단의 표적이 되곤 합니다. 일본 구단들은 이러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영입 작업을 우선 진행하고, 이를 통한 전력보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으로 눈을 돌려 용병 영입을 추진합니다. 한국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이때까지 시간을 벌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일 일본에서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이를 받아들이고, 계약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한국 구단과 재계약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리오스와 그레이싱어 같은 특급 용병이 일본 진출을 선언해버리면 기다리던 구단은 그때부터 대체선수 찾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최소 마이너 계약 등을 통해서 다음 해의 소속팀을 정한 이후입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정한 재계약 마감 시일은 12월 31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기를 11월 30일까지로 변경할 것을 제안합니다. 만일 11월 30일까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를 다음 해 한국리그에서 뛸 수 없도록 제한한다면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리그를 단순히 거쳐 가는 리그가 아닌 보다 소중한 리그로 생각할 것이며 그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졌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