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지휘봉잡는전부천감독니폼니시와한솥밥…1월출국메디컬테스트후팀합류
조원희(25·수원)와 정경호(28·전북)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동반 진출, 발레리 니폼니시(65) 전 부천SK 감독의 제자가 된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원희와 정경호가 러시아 1부리그 FC톰 톰스크 입단에 나란히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둘의 계약기간은 모두 3년. 조원희의 연봉(계약금 포함)은 13-15억원, 정경호는 이보다 조금 낮은 12-13억원 정도이다.
조원희와 정경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때문에 별도의 이적료는 없다. 현재 휴가차 외국에 나가 있는 조원희는 21일 귀국 예정이며, 정경호는 19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둘은 다음 주 초까지 국내에서 신변정리를 마치고 내년 1월 5일 러시아로 출국,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후 7일부터 시작되는 팀의 터키 안탈리아 해외전훈에 합류한다. 이로써 러시아 1부 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김동진(26), 이호(24·이상 제니트), 오범석(24·사마라FC)에 이어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니폼니시 전 부천 SK 감독이 내년 시즌부터 새롭게 톰스크의 지휘봉을 잡게 돼 조원희, 정경호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는 점. 니폼니시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카메룬의 8강 진출을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고, 1995년 부천 SK 감독으로 부임해 4년 동안 ‘니포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90년대 한국 축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시즌 13위에 그쳤던 톰스크는 니폼니시를 전격 영입해 팀 리빌딩의 전권을 맡겼고, 니폼니시는 취약한 포지션 보강을 위해 곧바로 한국 쪽 지인들을 통해 조원희와 정경호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톰스크는 수원과 서울의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 단장과 스카우트를 파견해 조원희를 지켜보며 영입 의사를 굳혔고, 정경호는 방대한 분량의 DVD 자료를 통해 영입을 결심했다.
조원희는 당초 일본 J리그 빗셀 고베행이 유력했지만 러시아에서 뛰는 것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UEFA컵 등 권위 있는 대회 출전의 기회가 더 많고 거액의 연봉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에 방향을 급선회했다.
한편, 수원의 이정수(28)와 신영록(21)도 니폼니시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이정수는 최근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와 입단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