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만년하위서우승후보떠오른애스턴빌라

입력 2008-1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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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험의사자“10년간이갈았다”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우리는 이제 우승 후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퍼거슨이 빅4를 허물 유일한 잠재클럽으로 꼽은 애스턴 빌라의 미드필더 가레스 베리는 자신들은 이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도전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 만큼 애스턴 빌라의 기세가 무섭다. 현재 애스턴 빌라는 아스널을 5위로 밀어내는가 싶더니 맨유가 클럽 월드컵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디펜딩 챔피언 맨유를 4위로 끌어 내리고 EPL 3위까지 뛰어 올랐다. 만일 이런 기세로 복싱데이(영국 공휴일로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벌어지는 아스널과의 일전마저 승리한다면 아스널과 승점 6차이로 아스널의 리그 우승 꿈은 물론이고 아스널로서는 굴욕적인 빅4 탈락을 기정사실화 시킬지 모른다. 아스널은 벵거가 말한 대로 주장 파브레가스가 리버풀전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라는 불길한 소식에 직면한 위기상황이다. 비록 애스턴 빌라가 EPL 우승 경험은 없지만 그들도 지금처럼 우승에 도전했던 적이 있다. 1998-1999시즌이었다. 당시 버밍험의 사자들은(애스턴 빌라의 닉네임) 리그 18라운드가 시점에 승점 36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마틴 오닐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의 승점 34에 단 2점을 앞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자마자 애스턴 빌라는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극심한 침체를 보이며 전반기와는 전혀 딴 클럽이 되어 버렸다. 특히 1999년 1월 30일부터 총10경기에서 승점을 단3점만 얻는 당시로는 믿기 힘든 성적을 거뒀다. 결국 막바지에 사력을 다해 승점 19점을 확보해 리그 6위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애스턴 10년 만에 또다시 타이틀 도전 EPL 태동 전 1부리그 챔피언에 올랐던 1981년 이후 가장 우승컵에 접근했었던 1998-1999시즌을 허무하게 날려 보낸 당시에도 17살이었던 현재의 가레스 베리가 있었다. 베리는 유스클럽을 제외하면 시니어 클럽 데뷔 이후 지금까지 애스턴 빌라에서만 선수생활을 해온 빌라맨이다. 애스턴 빌라에서만 345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베리가 자신이 데뷔했던 해에 벌어진 당시의 아픈 기억을 잊을 리가 없다. 잉글랜드대표팀의 미드필더이기도 한 베리는 10년 전처럼 리그 타이틀 도전의 꿈을 다시 허망하게 날려 버릴 수는 없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가 맨유보다 2경기를 더 치렀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즌중반에 도달한 지금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맨유 위에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대단한 징표입니다” 고 만족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욱일승천의 기세가 있다”며 복싱 데이에 벌어질 아스널전이 몹시 기다려진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러면서도 쉽지 않게 찾아온 이번 기회를 1999년처럼 접을 수는 없다며 의지를 다졌다. 1998-1999시즌에 30경기에 출전했던 베리는 “1998년에 우리는 정말 믿을 수 없이 좋은 출발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곧 사그러 들었지만…” 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베리는 10년 전과 현재의 애스턴 빌라는 다르다며 “나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6경기에서 우리는 정말 놀라온 활약을 보였습니다” 고 애스턴 빌라가 쉽게 우승전선에서 멀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베리는 또한 애스턴 빌라가 아직 빅4로 대우받지 못하는 데에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당신들은 사람들이 우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4월까지 현재의 자리를 지킨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바뀌기 시작할겁니다”고 말했다. 베리는 이어 “그런 사람들의 대우는 우리에게는 괜찮은 일입니다. 솔직히 말해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그러지 않았더라도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며 부담감을 떨치려 했을 겁니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애스턴 선수에 눈길 한편 베리는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인 파비오 카펠로가 애스턴 빌라의 제임스 밀러의 대표팀 발탁을 고려 중이라는 언급에 대해서도 클럽에 상승작용을 할 것이라고 기뻐했다. 지난 주말 웨스트 햄전에 루카스 네일의 자책골을 이끌었던 크로스의 주인공이기도 한 밀러는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에서만 40경기를 출전했을 뿐 아직 성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밀러에 대해서 웨스트 햄전을 관전했던 카펠로가 잉글랜드대표팀 멤버로 구상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들은 베리는 밀러 같은 어린 선수에게 엄청난 격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자신도 잉글랜드 21세 이하에서 27경기 출전한 경험이 있는 베리는 밀러가 아직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 감독에게서 그런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밀러에게는 큰 자극이 될 거라고 했다. 그는 “대표팀에 오랫동안 포함되지 못하면 나는 영원히 대표가 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이 대표팀 명단에 거론된 순간부터 피치에서 한 발짝이라도 더 뛸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는 결국 애스턴 빌라에게도 좋은 일이지요”라며 전 뉴캐슬 출신 제임스 밀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영원한 빌라맨 가레스 베리. 그의 희망대로 애스턴 빌라가 이번 시즌 EPL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격적인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애스턴 빌라에서만 땀과 눈물을 쏟아 부어온 가레스 베리를 지켜본 빌라 팬들이라면 그것은 충성스럽고 충실했던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의 분투가 이어질 이번 아스널 전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요크(영국) |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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