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전을통해바라본허정무호의문제점

입력 2009-02-05 01: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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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가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이란전을 대비해 치른 최종 모의고사에서도 비기며 ‘적신호’가 켜졌다.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밀란 마찰라가 이끄는 바레인을 상대로 치른 두 번째 평가전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평가전이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허정무호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과의 맞대결 전까지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바레인전에서 드러난 허정무호의 몇 가진 문제점을 짚어본다. ◆ 오프사이드를 조심하라 허 감독은 두바이로 출국하기 전 ‘수비 뒷공간 침투’를 이란전 필승해법으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 1일 시리아전에서 졸전을 펼치며 전술구사가 쉽지 않았던 탓에 이날 의도적으로 미드필드에서 상대 수비진영 뒷공간으로 찌르는 패스를 자주 주문했다. 하지만 최전방에 있는 이근호와 정조국은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에 걸리기 일쑤였다. 전반에만 3개의 오프사이드 실수를 범하며 이란보다 전력이 약한 바레인의 수비라인을 허물지 못했다. ◆ 중원의 장악력을 높여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미드필드진의 조직력은 그 날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바레인과의 중원 싸움에서 압도하지 못하며 쉽게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특히 김치우가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다쳐 결장한 기성용의 포지션에 배치됐지만,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지 못했고, 상대 미드필더보다 활동량이 적어 제대로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공수를 조율할 키 플레이어의 부재가 아쉬웠던 경기였다. ◆ 다양한 득점루트를 개발하라 이날 한국은 두 골을 터뜨렸지만, 득점과정이 단조로웠다. 가장 쉽게 골을 얻을 수 있는 세트피스 득점이 전부였다. 문전 앞에서 세밀함이 떨어져 번번이 득점찬스가 무산됐고, 측면 돌파 뒤 부정확한 측면 크로스 역시 답답함을 이어간 이유였다. 한국은 전반 4분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로 득점기회를 날려 버렸다. 또 10분 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청용의 크로스가 문전 앞에 있던 정조국에게 전달됐지만, 볼 트래핑이 좋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고, 35분에는 문전 앞까지 공이 잘 연결됐지만, 김치우의 어이없는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났다. 결국 유효슈팅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2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염기훈이 올려준 볼을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김정우가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고, 경기 추가시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염기훈의 크로스를 이근호가 헤딩으로 마무리해 겨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불안한 수비 위치 선정을 고쳐라 한국은 전반 8분 만에 상대에게 간담이 서늘한 슈팅을 허용했다. 깜짝 놀란 이운재가 몸을 날려 쳐냈지만, 시리아전에서 실점을 허용했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상대 공격수보다 수비수의 수가 많았지만, 뒤로 물러나면서 효과적인 압박이 이뤄지지 않아 슈팅 공간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개인기와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이란 선수들에게 먹이감을 제공하는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측면 크로스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중앙에 몰린 수비수들이 제대로 볼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점. 후반 18분 아아이쉬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상황과 A.M. 카미스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준 것이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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