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가만들어낸‘미계약FA올스타’

입력 2009-02-06 10: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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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쏟아져 나온 자유계약선수(FA)들이 경제한파로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FA 가운데 1번 이상 올스타에 뽑혔던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미국스포츠전문 채널 ´폭스스포츠´의 베테랑 기자 트레이시 링골스비는 지난 5일(한국시간) 경제 악화로 구단들이 연봉 총액을 줄이려고 해 이같은 현상이 생겼다며 FA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들 중 1번 이상 올스타에 뽑혔던 이들을 대상으로 ´미계약 FA 올스타´ 명단을 구성했다. 링골스비 기자는 미계약 FA 올스타 1루에 리치 섹슨을 뽑았다. 섹슨은 지난 해 연봉 1550만 달러(약 214억 3600원)를 거머쥐었지만 시애틀에서 타율 0.218 11홈런 30타점을 기록한 뒤 쫓겨났다. 양키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지만 한 달 만에 또 다시 방출됐다. 링골스비 기자는 그가 경제 상황이 좋았어도 FA 계약을 맺지 못했을 것이라는 질타도 덧붙였다. 2루는 ´알짜배기´ 올랜도 허드슨이 꿰찼다. 지난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2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던 허드슨은 타율 0.305 8홈런 41타점으로 괜찮은 활약을 했다. 허드슨은 FA가 되면서 4년 4000만 달러 정도의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제 악화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410만 달러에 계약했던 조 크리디는 미계약 FA 올스타 3루수가 됐다. 크리디는 지난해 타율 0.248 17홈런 55타점으로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도 구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격수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랜도 카브레라다. 그는 2005년 LA 에인절스와 4년 3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가 2007년 시즌이 끝난 뒤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해 타율 0.281 8홈런 57타점 19도루를 거둔 카브레라는 야심차게 FA 시장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야에서는 개럿 앤더슨과 켄 그리피 주니어, 바비 어브레유가 각각 좌익수와 중견수, 우익수로 꼽혔다. 앤더슨은 당초 관심을 표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제이슨 지암비와의 계약에 성공해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지난 4년간 에인절스 소속으로 꾸준히 활약한 것은 경제 한파를 녹일만큼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링골스비 기자의 평가다. 지난 해 많은 구단이 관심이 보였다던 그리피는 현재까지 계약 소식이 잠잠하다. 그리피는 잦은 부상으로 모든 기록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데다 지난 해 10월 왼 무릎을 수술해 구단에게 돈을 쓰게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링골스비 기자는 어브레유가 지난 해 기록한 타율 0.296 20홈런 100타점의 활약이 경제가 어려운 현재, 구단들로부터 큰 금액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어브레유의 지난 해 몸값이 1600만 달러에 달했던 것도 계약에 걸림돌이다. 지명타자로는 올 겨울 FA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매니 라미레스가 선정됐다. 라미레스는 지난 3일 다저스에 1년 2500만 달러의 조건을 제안받았지만 몇 시간만에 이를 거절했다. 최소 4년의 계약을 찾고 있다는 것이 거절의 이유다. 다저스와 함께 라미레스에게 관심을 표명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아직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다. 링골스비 기자는 지난 해 13승 9패 평균자책점 3.09의 성적을 냈던 벤 시츠를 선발투수로 지목했다. 시츠는 올 겨울 ´대어´가 될 것으로 평가됐지만 아직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시츠가 4년 동안 5번이나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는 사실은 구단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620만 달러에 계약했던 채드 코데로는 링골스비 기자가 선정한 ´미계약 FA 올스타´ 명단에서 마무리 투수로 선택됐다. 2005년 47세이브로 명성을 날린 코데로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29세이브, 37세이브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해 DL을 오가던 코데로는 결국 7월에 오른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그대로 시즌을 접어 구단들에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해까지 남부럽지 않던 몸값을 했던 이들이 얼어붙은 FA시장에서 둥지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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