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박지성에게졌다”

입력 2009-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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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다에이감독도지성극찬“85분간한국에끌려다녀”
“박지성을 누가 무시했는가? 그는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영웅이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전을 앞두고 이란 현지 언론은 ‘알리 다에이 감독이 이란에 승리를 가져다주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는 보도를 쏟아냈고, 이란 팬들은 한국 취재진과 선수단을 향해 “쉬시∼다이아(페르시아어로 숫자 6)”를 외치며 조롱했다. 이는 한국이 다에이가 4골을 몰아친 이란에 2-6으로 대패했던 1996년 아시안컵 8강전의 서글픈 추억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표팀이 이란에 입국한 뒤 수 일간 지속됐던 이같은 상황은 정확히 11일 오후 90분 만에 바뀌었다. 비록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의 ‘무승 징크스’는 타파하지 못했지만 허정무호는 이란과의 승부에서 박지성의 소중한 한 방으로 값진 승점 1을 챙겼다. 모든 게 박지성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간 의기양양했던 이란 언론이 꼬리를 내린 것은 물론, 12일자 현지 축구전문 일간지 ‘골(Goal)’은 “무승부였지만 박지성에 졌다. 이란이 한국을 이긴 것은 초반 15분이 전부”라고 꼬집었고, 국영TV 채널3은 스포츠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네쿠남의 프리킥만 좋았고, 나머지는 한국이 잘했다. 특히, 박지성의 골은 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지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다에이 감독마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우린 5분을 잘했고, 85분을 한국에 (주도권을)내줬다. 박지성을 미처 막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격전을 치른 뒤 곧바로 영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박지성이 이날 새벽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 도착하자 수많은 이란 팬들이 그를 알아보고는 다가왔다. 곳곳에서 사인을 요청했고, 함께 사진을 찍자는 다소 무리한 부탁도 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출국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여유롭게 이들의 요청에 응했다. 박지성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데 성공한 호세이니(38·사업가)는 “박지성은 이란에서도 잘 알고 있다. 이란인들은 맨유 경기를 자주 접한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아시아 최고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테헤란(이란)|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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