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침체된분위기’때문에졌다

입력 2009-04-11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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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결정적인 패인은 선수들의 침체된 분위기였다.′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보여준 분위기는 그야말로 암울함 그 자체였다. GS칼텍스는 11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08~200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흥국생명에 1-3(20-25 25-22 22-25 18-25)로 패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챔프전 최종전적 1승3패로 지난 시즌 우승팀으로서의 위용을 지키지 못하고 ′영원한 맞수′ 흥국생명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올시즌을 치르면서 시즌 초반부터 GS칼텍스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점은 단조로운 공격패턴과 불안정한 서브 리시브였다. 하지만 단조로운 공격패턴은 용병이 많은 역할을 하며 커버해 줘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GS칼텍스의 수비 리시브도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하다는 점은 시즌 내내 변치 않았다. 세터 이숙자를 비롯해 김민지, 나혜원, 배유나, 정대영 등 내로라하는 간판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믿고 기댈 곳이라고는 꾸준한 활약을 펼쳐주는 용병 데라크루즈 밖에 없었다. 지난 4일 열린 챔프전 1차전에서 GS칼텍스는 흥국생명에 3-0 완승을 거두고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용병 데라크루즈는 평상시보다 조금 부진한 23득점을 올렸고, 김민지와 정대영이 나란히 11득점씩을, 나혜원이 7득점, 배유나가 5득점을 기록해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제 각기 역할을 다해줬기 때문에 승리를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수비 리시브도 안정됐고, 주포 데라크루즈를 앞세워 완벽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흥국생명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2차전에 돌입한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의 포지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허점을 노출했고, 5세트 막판 데라크루즈의 아쉬운 범실로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 원정으로 치러진 3차전, 분위기에서 밀린 GS칼텍스는 또 한 번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1승2패로 뒤져 있는 상황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느냐, 아니면 준우승에 만족하느냐가 걸려있는 챔프전 4차전. 데라크루즈를 제외한 GS칼텍스의 선수들은 이기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없어 보였다. 데라크루즈 혼자서 36득점을 몰아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고군분투 하는데도 불구하고 GS칼텍스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미 패배를 확신한 듯한 가라앉아 있었다. 정규리그 시즌 중에도 GS칼텍스는 한 없이 떨어진 분위기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성희 GS칼텍스 감독(42)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분위기 하락세의 원인은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안고 있던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GS칼텍스의 코칭스태프들은 면담과 심리치료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선수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그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또 흥국생명의 김연경 같은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끌어 올려줄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가 없었던 점도 GS칼텍스에는 잊지 못할 패배를 안겨준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비록 올시즌을 준우승으로 마치며 2연패의 목표는 좌절됐지만, GS칼텍스가 거둬들인 성과는 우승한 흥국생명보다 오히려 더 많을 수 있다. ′1위는 빼앗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말처럼 패배라는 소중한 경험을 맛본 GS칼텍스가 다음 시즌 얼마나 더 활기찬 분위기로 성장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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