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위‘습관성이슈메이커’?

입력 2009-04-15 22: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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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카드오기…프로암불참…성적안좋으면기권‘우연의일치’?
골프계 최대의 이슈 메이커를 꼽으라면 존 댈리(미국)를 들 수 있다. 한때 알콜 중독에 빠졌던 댈리는 갖가지 사고를 일으켜 골프계에서 악동 중의 악동으로 불린다.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도 빠지지 않는다. 퍼트한 볼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홀에 침을 뱉거나 클럽을 부러뜨리는 등 그의 돌출행동은 실력보다 더 유명하다. 14일 국내 골프계에서도 눈길을 끄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청을 받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출전한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협회의 규정에 따를 수 없다며 반발하다 프로암에 참가하지 않아 눈총을 샀다. 일이 터지자 팬들은 ‘또 미셸 위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05년 프로에 전향한 미셸 위는 지금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승도 없고 그렇다고 눈에 띄는 맹활약을 펼치지도 않았다. 남자대회에 출전해 성대결을 펼친 게 가장 큰 활약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유명 스타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미셸 위는 데뷔전이던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부터 화제를 낳았다. 3라운드 경기 중 볼이 숲에 빠지자 드롭을 한 뒤 다시 플레이했지만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플레이하면서 오소 플레이로 실격 당했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갓 전향한 미셸 위의 실수는 애교로 여겼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된 일들은 애교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2006년 긴트리뷰트 대회에서 1라운드 16번홀까지 14오버파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자 돌연 아프다는 핑계로 경기를 포기했다. 2007년 US오픈에서도 졸전 끝에 2라운드를 마치지 않고 기권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손목 부상을 당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이 행동으로 ‘기권소녀’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선배, 동료들로부터 비난도 받았다. 화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도 미셸 위는 어이없는 실수로 우승의 기회를 날렸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17언더파 199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뒤늦게 2라운드 종료 후 제출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은 것이 발각되면서 실격처리 됐다. 일부러 한 행동은 아니지만 아마추어 같은 행동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그녀의 사고는 해프닝이라기보다 습관처럼 보인다. 부상에 의한 경기 포기는 어쩔 수 없다. 묘하게도 꼭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부상을 당했다. 오소플레이나 스코어 카드 오기, 프로암 불참 등은 모두 규정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미셸 위 때문에 골프팬들이 골프 룰에 관한 규정을 새로 알게 되는 효과는 있지만 이슈제기는 적을수록 좋다. 지난 11일 일찌감치 제주도의 대회 현장으로 내려간 미셸 위는 그동안 두 차례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그때마다 주최 측은 전통카트를 내주었고, 또 미셸 위가 원하는 위치에 홀을 뚫어 주는 등 극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초청 선수에 대한 예우를 펼쳤음에도 미셸 위는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고 주최 측과 후원사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 갤러리들이 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다. 선수의 돌출행동이나 쇼를 보기 위한 게 아니다. 올해 정식으로 LPGA 회원이 된 미셸 위는 신지애(21·미래에셋)와 함께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신인왕은 성적만 좋으면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팬들의 인기는 성적만 좋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좀더 성숙한 자세와 팬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그녀를 따라다닐지 궁금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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