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프로배구가 일본을 앞섰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각각 일본리그 준우승팀 히사미츠와 우승팀 도레이를 물리치고 한국 배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8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흥국금융가족 2009 한일 V-리그 탑 매치´ 여자부 히사미츠 스프링스와의 경기에서 3-1(25-23 25-17 22-25 25-21)로 승리했다.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일본리그 준우승팀 히사미츠를 맞아 제공권을 장악하며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흥국생명의 주포 김연경과 카리나는 각각 31득점, 21득점을 올리며 팀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세터 이효희도 안정된 볼배급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고, 김혜진도 13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한일 V-리그 탑 매치는 2005년 11월 양국의 배구 발전 도모를 위해 창설됐고, 2006년 첫 대회가 열렸다. 2006년, 2008년 대회에서 총 8경기를 맞붙는 동안 한국 여자팀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흥국생명 어창선 감독도 일본 여자 배구에 한 수 배우겠다고 출사표를 밝혔으나, 이날 선수들은 달랐다. 경기 시작과 함께 흥국생명 선수들은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카리나와 김연경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고, 히사미츠는 가노 마이코와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톰 로간(미국)을 앞세워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190cm가 넘는 장신 공격수 2명을 보유한 흥국생명이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히사미츠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김연경과 카리나는 세터 이효희와 환상호흡을 자랑하며 1세트에서만 15득점을 합작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 11-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한송이의 연속 득점과 김연경의 오픈공격에 힘입어 14-11로 달아났다.
이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호흡을 맞춘 히사미츠는 경기 후반 23-23으로 동점을 만들며 흥국생명을 괴롭혔다.
이에 분발한 해결사 김연경은 시간차 공격에 이어 오픈공격을 성공하며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불붙은 김연경의 고공 스파이크는 멈추지 않았다.
김연경은 2세트에서 블로킹득점 1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리며 히사미츠 진영을 맹폭했다. 반면, 히사미츠는 30%도 넘지 못하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도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경기 후반 사키노 쿠미코와 마이코에게 득점을 허용하며 세트를 내줬다.
전열을 재정비한 흥국생명은 4세트에서 8-2로 앞서며 다시 우위를 점했지만, 경기 중반 이후 공격 범실을 기록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 때 김연경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김연경은 21-21 상황에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히사미츠는 작은 키에다가 조직력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하며 패해 일본 여자 프로팀 중 한국 팀에 처음으로 패한 팀으로 기록됐다.
이어 벌어진 GS칼텍스와 도레이 애로우즈와의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3-0(27-25 25-20 25-18)으로 승리했다.
GS칼텍스는 데라크루즈의 활약을 앞세워 도레이를 완파했다. 데라크루즈는 이날 21득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다웠다.
김민지와 정대영도 각각 16득점, 11득점을 뽑아내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GS칼텍스는 높이에서도 도레이를 제압했다. GS칼텍스가 5개의 블로킹득점을 기록한 반면, 도레이는 블로킹득점이 단 1개에 그쳤다. 많은 유효블로킹도 GS칼텍스의 공격력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양 팀은 첫 세트부터 듀스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다. 하지만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GS칼텍스의 톱니바퀴 조직력은 더욱 살아났다.
GS칼텍스는 1세트에서 12-16으로 끌려가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김민지, 정대영, 데라크루즈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워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접전을 벌이다 25-25 듀스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 때 데라크루즈는 오픈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든 뒤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세트를 제압했다.
GS칼텍스는 2세트에서도 김민지와 정대영의 고감도 스파이크를 앞세워 25-20으로 승리, 도레이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승기를 잡은 GS칼텍스는 여세를 몰아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고, 다소 기운이 빠진 도레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도레이는 장 웨홍과 기무라 사오리가 15득점씩을 올렸지만, GS칼텍스의 저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흥국금융가족 2009 한일 V-리그 탑 매치´ 18일 전적
흥국생명 3 (25-23 25-17 22-25 25-21) 1 히사미츠
(1승) (1패)
GS칼텍스 3 (27-25 25-20 25-18) 0 도레이
(1승) (1패)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