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스무살어깨들, ML미래짊어졌다

입력 2009-04-27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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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선발로테이션‘영건’물갈이
어느 팀 단장이건 젊고 꾸준히 성장하는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듯한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아직 몸값 싸고 한 경기 한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이들의 경기력은 나날이 발전하니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장이 될 수도 있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가까운 미래에 ‘대형 사고’ 한번 칠 것 같은 생각에 입이 다물어질 줄 모른다. 이미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는 스콧 카즈미어, 제임스 실즈, 앤디 소넨스타인, 매트 가자, 에드윈 잭슨 등 평균 연령이 25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 로테이션으로 월드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도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 된 잭슨의 자리에 26세의 제프 니만이 올라와 있고 조만간 올 시즌 최고의 블루칩 투수로 꼽히는 23세 데이빗 프라이스의 가세가 확실시돼 공포의 로테이션으로 상대팀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다. 5명의 로테이션 중 1, 2명의 유망주 투입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을 메이저리그 경력이 길지 않은 젊은 선수로만 꾸리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런 팀이 올 시즌 유난히 눈에 띈다. 이런 유형의 팀들을 한 번 살펴보자. 먼저 영건 로테이션의 선두 주자로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플로리다 말린스다. 이미 2006년 25세 미만의 5명 선발투수 모두가 두 자리 승수를 거두는 메이저리그 첫 기록을 세우며 오늘날의 돌풍조짐을 보였다. 물론 그 후유증으로 어린 투수들이 수술대에 오르는 등 부작용도 있었지만 그 중 3명인 조시 존슨, 아니발 산체스, 리키 놀래스코 등이 올해 확실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으며 신인 유망주 크리스 볼스태드와 ‘제2의 랜디 존슨’ 가능성을 보이는 앤드루 밀러가 가세해 있다.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놀래스코가 26세에 불과하니 그야말로 영건 로테이션의 선두 주자로 부족함이 없다. 이들 모두가 수준급의 구위를 가지고 있어 더더욱 기대가 크다. 미네소타 트윈스 역시 에이스 스콧 베이커가 올해 28세로 가장 연장자(?)이며, 닉 블랙번, 프랜시스코 리리아노, 케빈 슬로위, 글렌 퍼킨스 등 20대 중반의 영 로테이션으로 견고함을 자랑한다. 특히 슬로위, 블랙번, 퍼킨스 등은 데뷔한 지 3년이 넘지 않은 풋풋함에 비싸지 않은 몸값이라 저예산 팀인 미네소타에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고 있다. 머니볼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도 과거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 등의 영건 3인방으로 누렸던 전성기를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재건할 의지에 불타있다. 5명의 선발 중 팀내 유망주 1, 2위를 다투었던 신인 트레버 카힐과 브렛 앤더슨을 과감히 로테이션에 합류시켰고 조시 어트맨은 지난해 데뷔, 댈러스 브래든은 3년차, 가장 경력이 많은 대나 이브랜드가 5년차에 불과하다. 이들 중 아직 25세를 넘은 선수는 없다. 지난 3년간 부진한 성적으로 머니볼의 시대가 끝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떠들어 댔지만 젊은 선발투수들을 발판으로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 기세이다. 그런 면에서는 지난해 우승 후보에서 졸지에 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젊은 피를 로테이션에 수혈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우선 90마일 후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에드윈 잭슨을 탬파베이에서 데려와 기존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와 짝을 이뤘고, 지난해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27세의 아르만도 갈라라가와 자크 마이너에다 이제 20세의 약관이자 팀내 최대 유망주로 꼽히는 릭 포셀로를 과감히 기용하며 군웅할거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왕좌를 노리고 있다. 이 팀 역시 선발진의 평균 연령이 25세에 불과하지만 벌랜더, 마이너 등은 이미 꽤 많은 메이저리그 경험도 있어 한번 물살을 타면 급부상 할 수 있는 힘있는 선발진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선발진의 평균 연령이 26세를 약간 넘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눈여겨볼 만한 팀이다. 너무 팀내 유망주를 빠르게 데뷔시켜 굴곡이 많았지만 16년간 5할 승률을 넘지 못한 부진을 나이에 비해 은근히 많이 쌓인 경험으로 극복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언 스넬, 자크 듀크, 폴 마홀름 등의 기존 투수에 지난 겨울 새롭게 가세한 로스 오렌도프, 제프 카스텐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영건 로테이션은 팀의 희망이자 미래다. 이들을 어떻게 가꾸고 보호하고 키우느냐에 따라 이 팀들의 희비는 극명히 교차될 것이다. 90년대 중반 미래의 에이스를 동시에 3명 갖추었다고 희희낙락하던 뉴욕 메츠가 부상을 막지 못해 한 명도 건지지 못한 사례도 있다. 올 시즌 당장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꽃을 피울 수 있는 구단이 과연 어떤 팀일지 지켜보자. 송재우 |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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