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EPL결산…지성,빅3와6경기중4차례선발‘진가입증’

입력 2009-05-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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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 DB]

2008-200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25일 새벽(한국시간) 종료된 38라운드 최종전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첼시, 리버풀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일찌감치 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헐 시티 원정에서 주전 상당수를 빼고도 전반 24분 대런 깁슨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최강 전력임을 과시했다.

맨유는 28승6무4패(승점 90)로 올 시즌 정규리그를 마쳤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8)의 종횡무진 활약이었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진출 후 가장 안정된 모습으로 주전급으로 당당히 자리를 굳히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산소탱크의 진가를 발휘했다.

 조원희. [스포츠동아DB]


지성 선발 자리매김…김두현 벤치 시련,

○진화한 지성, 고개 숙인 두현, 희망 본 원희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3인방의 성적표는 확연히 엇갈렸다. 박지성은 올 시즌 25경기(선발 21, 교체 4)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출전 횟수는 잉글랜드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05∼2006시즌의 34경기(선발 23, 교체 11)보다 적었지만 선발 비율이 월등히 높아졌다. 평균 출전시간 역시 10분 이상 늘어나 질적으로는 확실히 향상된 모습.

특히 맨유가 빅3와 가진 6차례 맞대결에서 중 4경기에 선발로 나와 2차례 풀타임을 뛰었고,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강팀과의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다. 박지성 스스로도 “영국에 온 후 최고의 시즌 이었다”고 자평했다.

김두현(27·웨스트브롬위치)에게는 아쉬움이 큰 한 시즌이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자주 벤치를 지켰고 팀 역시 승격 한 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됐다. 김두현은 블랙번과의 최종전에 후반막판 교체투입된 것을 포함해 올 시즌 리그 15경기(선발 9, 교체 6)에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FA컵 4라운드에서 터진 프리킥 골이 올 시즌 유일한 골.

조원희(26·위건)는 16일 스토크시티와의 37라운드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59분을 소화하며 한국인으로는 6번째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선수가 됐다. 조원희는 예상보다 부상에서 일찍 회복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다음 시즌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위건은 11위(12승9무17패·승점 45)로 시즌을 마감했다.

뉴캐슬 15년만에 충격의 2부 강등

○헐 시티 웃고 뉴캐슬 울고

우승팀 못지않게 크게 관심을 끌었던 강등권 싸움에서는 헐 시티가 살아남았다. EPL은 20개 팀 중 하위 3팀이 챔피언십으로 떨어지는데 일찌감치 강등이 확정된 웨스트브롬위치 외에 뉴캐슬과 미들즈브러가 최종전에서 애스턴빌라와 웨스트 햄에 각각 0-1, 1-2로 덜미를 잡히며 고배를 들었다. 헐 시티 역시 맨유에 패했지만 다른 팀들도 모두 패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17위 자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뉴캐슬의 몰락이다. 뉴캐슬은 시즌 도중 성적이 신통치 않자 팀의 전설 앨런 시어러를 감독으로 앉히는 특단의 대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1993∼1994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이후 15년 만에 퇴출되는 아픔을 맛 봤다. 미들즈브러 역시 10년 만에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19골 아넬카,호날두 누르고 득점왕

○생애 첫 득점왕 아넬카

올 시즌 득점왕은 첼시의 니콜라스 아넬카(30)가 차지했다. 아넬카는 선덜랜드와의 최종전 원정에서 후반 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19호 골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고, 전날까지 득점 부문 공동 1위를 달리던 지난 시즌 득점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18골)를 1골 차로 제치고 최고 골잡이에 등극했다. 호날두는 바르셀로나와의 챔스리그 결승을 대비해 같은 시간 헐 시티 원정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아넬카가 득점왕에 오르는 데는 고비가 한 차례 있었다.

시즌 초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득점부문 선두를 질주하다가 2월 히딩크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잡은 뒤 팀 동료 드록바의 그늘에 가려 한 달 넘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는 등 기나 긴 부진에 빠진 것.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리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결국 생애 첫 득점왕의 기쁨을 누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대 득점왕은 1998∼1999시즌 리즈 유나이티드 소속의 하셀바잉크(19골) 이후 처음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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