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대로툭툭!…홍성흔이달라졌다

입력 2009-08-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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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스포츠동아 DB

롯데 홍성흔(32)은 1일 한화전을 마치고 전체 타격 1위(0.366)로 올라섰다. 1999시즌 데뷔 이래 최고 타율. FA 이적 직전 시즌이었던 지난해(두산 소속) 타율(0.331)도 훌쩍 넘어서 있다. 4월 타율 0.226으로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가히 대반전이다.

2일 한화전도 3안타로 타율은 0.371까지 수직상승했다. 좌완(0.329)-우완(0.393)-사이드암(0.273) 유형별 타율 편차도 크지 않다.

상대 7팀 상대로 전부 타율 3할 이상이다. 롯데와 로이스터 야구를 단기간에 독파한 그의 적응력과 영리함이 고스란히 숫자로 드러난다.

○한화 사이드의 시선

한화 강석천 타격코치는 “두산 때부터 밀어치기를 할 줄 아는 타자였다”라고 평했다. “스윙 메커니즘 자체가 장타력보단 어느 코스로 볼이 들어와도- 특히 몸쪽- 대응 가능할 정교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수비코치를 맡을 적엔 홍성흔이 나오면 수비진을 우측으로 이동시키곤 했다.

한화 전력분석팀의 통계에 따르면 홍성흔(시즌 약 3분2 데이터)의 타구 비율은 좌36(26안타)-중48(20안타)-우36(31안타)으로 나타났다. 이봉우 분석원은 “평균적인 타자에 비해 방향이 부챗살 모양이다. 억지로 끌어당기려 하지 않고, 몸쪽 대처를 하면서 바깥쪽 볼을 잘 밀어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데이터 상, 홍성흔은 커브처럼 느리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세였다. 그렇다고 “이 패턴을 답습했다간 역으로 당한다”고 이 분석원은 말했다. “포수 출신이어서 수읽기가 능해 역으로 바깥쪽 변화구를 노려 장타를 쳐낼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롯데 사이드의 시선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홍성흔이 잘 밀어친다”란 표현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방향성대로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구 방향의 결정 요소의 핵심 3요소는 스피드, 방향성, 스윙각도인데 5월 이후 홍성흔은 뒤의 두 가지 요소를 개선했다는 얘기.

타격 전 홍성흔이 취하는 독특한 손동작도 ‘타격 시 왼 어깨를 빨리 열지 않고, 결대로 치겠다’는 자기암시를 담고 있다. 상체 힘이 탁월한 홍성흔이 바깥쪽 볼에 장타 욕심을 자제하고,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는 비결이기도 하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과 한화 김인식 감독은 “원래 잘 치는 타자”라고 타고난 능력과 커리어에 무게를 뒀다. 로이스터는 “타격왕도 가능하다”고 힘을 실어줬지만 “타점능력”에 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영리한’ 홍성흔이 타율과 타점,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양립시킬까.

청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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