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왼손‘딱’…김광현이쓰러졌다

입력 2009-08-02 2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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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현수친공에손등맞고병원행…X-레이촬영결과골절상은면해“시즌끝난줄알았다”깊은한숨
“(맞는 순간)시즌 끝난 줄 알았다니까요.”

두산 김현수(21)의 강습타구에 왼손을 강타당한 SK 김광현(21)은 붕대를 감은 왼손을 부여잡고 분통을 터트렸다.

골절이 아닌 사실에 안도했지만 “내가 경기에 나가면 안 되는가 보다. 나더러 (경기에)나가지 말라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응급처치만 한 채 덕아웃에 나타난 김광현을 보자마자 김성근 감독은 “괜찮냐”고 물은 후 “다친 게 오른손이 아니었냐. 왼손이면 큰일인데….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라”고 트레이너에게 지시했다. 내내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광현은 김 감독에게 인사만 건넨 후 급히 이동차량으로 몸을 실었다.

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섰던 SK 김광현은 3회말 타석에 들어선 두산 김현수(21)의 강습타구에 왼손 검지와 중지, 손등을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다.

‘딱’ 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김광현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몸 정면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김광현의 왼손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그 자리에 쓰러진 김광현은 고통스러운지 왼손을 부여잡고 그라운드 위에서 뒹굴었다.

결국 경기장으로 들어온 구급차를 타고 인근 서울의료원으로 옮겨졌고, SK는 김광현을 대신해 좌완투수 고효준(26)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다.

SK 관계자는 “손가락이 많이 부어있고 손등에 야구공 실밥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지만 X-레이 촬영 결과 골절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CT촬영도 했지만 뼈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걸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맞은 부위는 아니지만 손등 윗부분에 미세한 뼛조각이 발견돼 정밀진단을 위해 3일 MRI 촬영을 할 예정이다.

다행히 골절상은 면했지만 김광현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SK는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투수에게는 생명이나 다름없는 손가락 부상. 상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등판일자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김현수는 상대팀 이전에 절친한 동료의 뜻밖 부상에 어안이 벙벙한 듯, 실려 가는 김광현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두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 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로 맹활약했으며, 지난해 MVP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김현수는 김광현이 병원으로 후송된 후 SK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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